더워진 대서양, 사라진 바닷가재… 다시마 양식 나선 美어민

송태화 2023. 8. 29. 17:5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북동부 메인주(州)에서 3대째 바닷가재잡이를 해온 어부 스티브 트레인씨는 최근 다시마 양식업을 시작했다.

바닷가재는 메인주를 비롯한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의 대서양 연안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수백년간 현지어민들의 생계를 지탱해왔다.

메인대 랍스터연구소 소장인 리처드 와일은 "지구온난화로 대서양 해수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해류도 변화하기 시작했다"며 "세계적 수준의 생산성을 자랑하던 메인주 바다 자원은 고갈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로 급변한 해양 생태환경
美 메인주 대표 특산물인 바닷가재
어획 어려워진 어민들 생계 위협받아
미국 메인주 컴벌랜드 카운티에 있는 해안 도시 사우스포틀랜드의 앞바다. AP연합뉴스

미국 북동부 메인주(州)에서 3대째 바닷가재잡이를 해온 어부 스티브 트레인씨는 최근 다시마 양식업을 시작했다. 해안 환경 급변으로 해수 온도가 올라가자 바닷가재 수확만으로는 생계가 힘들기 때문이었다. 기후 위기가 해양 생태환경까지 바꿔놨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트레인씨 사례를 소개하며 “바닷가재를 잡아 생계를 이어가던 미국 메인주 등 대서양 연안 어민들이 기후 변화로 생업을 포기하거나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닷가재는 메인주를 비롯한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의 대서양 연안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수백년간 현지어민들의 생계를 지탱해왔다. 메인주에 바닷가재 어업이 가져다주는 경제효과는 연간 3억8800만달러(약 5020억원) 규모에 달한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본격화되면서 바닷가재 어업의 미래는 더 이상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상태에 직면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미국 바닷가재 어획량은 지난 50년 동안 북쪽으로 260㎞, 수심은 거의 70피트(21.3m) 더 깊어졌다. 바닷가재 같은 갑각류가 차가운 물을 찾아 더 깊은 곳으로 이동한 탓이다.

해수면뿐 아니라 바다 깊은 곳의 온도까지 오르면서 바닷가재가 심해로 이동하는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 어획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트레인씨도 2018년부터 지난 5년간 그물을 점점 더 깊은 곳에 쳐야 했다. 그는 “올해 6월 랍스터를 잡기 위해 그물을 설치한 지역은 평년 같으면 보통 8~9월에 치는 곳”이라며 “이는 수온이 급격히 상승했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메인주의 바닷가재 어획량은 2016년 1억6670만달러(약 2200억원)를 올리며 정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는 1억2000만달러(약 1586억원) 수준까지 감소했다.

메인대 랍스터연구소 소장인 리처드 와일은 “지구온난화로 대서양 해수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해류도 변화하기 시작했다”며 “세계적 수준의 생산성을 자랑하던 메인주 바다 자원은 고갈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 세계 해수면의 평균온도가 올해 4월부터 연일 최고기록을 경신 중이지만 메인주 해안의 온도 상승은 속도가 유독 가파르다. 메인주 바다 역시 올해 6~8월 모두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다. 다음 달도 역사상 가장 더웠던 9월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메인만 연구소는 “지구 온난화에 이어 인근 연안 해류까지 변화하며 메인주 해안 전체가 다른 바다보다 훨씬 더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여름 나타난 급격한 해수면 온도 상승은 해양의 자정 능력이 한계에 도달한 것이란 증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다가 이상기후 현상 속에서 스스로 최초의 균형 상태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NOAA 선임과학자 마이클 맥파드는 “극한적인 폭염으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생태계와 수산업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