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스런 무정부상태, 윤석열 대통령에 투표 후회한다"

윤성효 2023. 8. 2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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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민경 전국어민회총연맹 대외협력실장 "어민들, 공동묘지 가는 기분이라고..."

[윤성효 기자]

 전민경 전국어민회총연맹 대외협력실장.
ⓒ 윤성효
 
"저는 제가 한 일에 대해 후회를 하지 않는데, 지난 대선에 대해서는 후회한다. 공정과 상식을 내세웠던 대통령 아니냐. 그 분이 말했던 공정과 상식이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공정·상식과 다른 것이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제 인생에서 후회를 처음으로 해봤다."

전민경(51) 전국어민회총연맹 대외협력실장이 28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한 말이다. 통영에서 어업을 하는 전민경 실장은 지난 25일 저녁 창원에서 열린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촉구 경남대회'에서 발언자로 나서 오염수 방류 묵인한 정부를 강하게 규탄했다.

이날 전 실장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윤석열 대통령을 찍었다고 솔직히 밝혔다. 그는 "내가 뽑은 대통령, 내가 지지하던 국민의힘, 다 어디 갔느냐. 왜 덮어 두고 안전하다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전 실장이 한 발언은 유튜브 영상에서 많은 조회수를 기록,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관련 기사: 윤석열 찍었다는 어민 "내가 뽑은 대통령 어디 가셨나" https://omn.kr/25d68)

전민경 실장은 "요즘 어민들이 바다에 나가면서 공동묘지 가는 것 같다고 한다"라면서 "예년 같으면 추석을 앞두고 회사에서 전복 예약을 했었는데 올해는 한 건도 없다고 한다", "일본이 잘못해서 일어난 일인데 왜 우리 혈세로 보상하느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고 소통하지 않으면 국정에 오류가 올 수밖에 없다. 국정이 잘못 나가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라고 한탄했다.

다음은 전민경 실장과 나눈 대화 내용 전문이다.

"바다 나가는 어민들, 공동묘지에 가는 기분"
  
 지난 2022년 7월 23일 통영 이순신공원에서 열린 'CPTTP 저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경남도민대회' 모습.
ⓒ 경남진보연합
 
- 전국어민회총연맹은 어떤 단체인가?

"비영리 단체다. 정부에서 주는 유가보조금만 받고 다른 일체의 사업 관련 자금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단체에 비해 정부 눈치를 보지 않는다. 사업 자금을 받는 어업인 단체들은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우리는 내 돈 갖고 내 사업하는 어민들이 많이 모여 있다. 전국 240여 개 단체가 가입해 있고, 회원은 2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 통영에서 어떤 어업에 종사하고 있나?

"연안선망어업을 하고 있다. 계절에 따라 멸치, 정어리, 학꽁치를 잡기도 하고 참돔도 잡는다. 겨울에는 방어를 주로 잡는다. 연안에서 가까운 바다에 나가서 조업을 한다."

-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대해 어민들의 입장이 나뉘는 것 같은데.

"그 부분이 가장 마음 아프고 속상하다. 그들을 원망도 못하고 미워할 수도 없다. 이해할 수밖에 없어서 더 답답하다. 통영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순박하고 순수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의 말을 믿는다고 본다. 어민들이 정치인한테 이용을 당하는 건데 그렇게 되면 안 된다."

- 지난해 어민들이 통영 이순신공원 앞에서 핵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며 해상시위를 벌였는데 올해는 조용하다.

"작년에 이순신공원 앞에서 해상시위를 크게 벌였다. 통영은 우리나라 수산업의 일번지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 어민단체 관계자들의 분위기가 좀 다르다. 어민들 사이에서는 어떤 단체 대표들이 해양수산부와 대통령실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온 뒤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올해는 이렇다할 만한 시위 한번 못했다."

- 요새 어민들이 바다에 나가면 공동묘지 같다고 한다는데 사실인가?

"우리 단체 사무총장이 한 말이다. 대다수 어민은 새벽 시간 바다에 나갈 때 부푼 가슴을 안고 나간다. 희망을 안고 가는 거다. 돈 벌러 가는 거니까 당연히 그런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깝깝하다고 호소한다. 오죽했으면 '공동묘지에 가는 것 같다'는 말을 하겠느냐.

어민들은 바다의 조그만 변화에도 예민하다. 핵오염수 방류로 인해 괴로우니까 공동묘지에 가는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바다가 우리한테 주는 도움이 얼마나 많은데, 그걸 잃게 되니까 비참하다는 것이다. 수산물의 안전 유무를 떠나 당장 손해를 보게 생겼으니 말이다."

- 추석을 앞두고 전복 등 수산물 예약이 없다는 게 사실인가?

"전복은 전남 완도 쪽에서 많이 한다. 예년 같으면 추석을 앞두고 예약이 들어온다. 회사든 어디든 단체 예약을 했었는데 올해는 한 건도 없다고 한다."

- 양식업하는 어민들은 피해가 클 것 같은데.

"벌써 폐업 신청을 받는 지역도 있다고 한다. 어선을 줄이는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나라에서 매출을 산정해 배를 사주고 있다. 양식업 하는 어민들은 이래도 망하고 저래도 망한다는 생각이다. 양식장에서는 정기적으로 어린 물고기인 치어를 입식해야 하는데 하지 않는다고 한다. 큰 물고기가 있으니 사료값만 들어가는 꼴이라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에 투표, 후회한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일본 방사성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 공동주최로 열린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투기 용인 윤석열 정부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를 규탄하며 용산 대통령실로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유성호
- 실제로 지난 대통령선거 때 윤석열 대통령을 찍었었나?

"윤석열 대통령 찍었다. 제가 지금 주변 사람들한테 설득을 한다. 대통령을 탄핵시킬 게 아니라 내가 찍은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일을 시키자고. 명분을 주어야 그 분들이 나가서 일을 할 거 아니냐. 우리가 지지하는 대통령과 의원들이 나가서 일을 해주어야 한다.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핵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니까 해양투기하지 말라고 일본에 말하도록, 그런 명분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런데 생각이 다른 것 같다. 그렇게 하지 않으니까 대통령한테 실망이 크다."

- 지난 대선 때 했던 투표에 대해 후회하는가?

"저는 제가 한 일에 대해 후회를 하지 않는데, 지난 대선에 대해서는 후회한다. 공정과 상식을 내세웠던 대통령 아니냐. 대통령이 키우던 애견을 17번 수술시켜서 살리려고 했다는 말을 듣고 감동을 받았다. 그런데 그 공정과 상식이 지금은 다른 것이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 분이 말했던 공정과 상식이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공정·상식과 다른 것이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제 인생에서 후회를 처음으로 해봤다."

- 지난 25일 창원에서 열린 집회 때 했던 연설 장면이 유튜브에 올라가 있는데 봤나?

"봤다. 댓글도 많이 달렸더라. 어민의 진심을 대통령한테 전달하고 싶었다. 저를 비판하는 댓글도 많더라. 왜 윤석열 대통령을 찍었느냐는 것이다. 그날 집회에 딸도 함께 갔지만 딸한테도 말했다. 역사의 한 장면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라 본다. 누구나 욕 들을 짓 하면 욕을 들어야 한다. 저도 제가 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다."

- 지금 정부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자신을 되돌아봤으면 싶다. 국민이라는 숲을 봤으면 한다. 어떤 분들은 지금이 '무정부 상태'라고 한다. 그런 말이 나오니까 수치스럽다. 국가원수한테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술이나 먹고 있으라는 말로 들린다.

이 정부가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 지난 대선 이전을 되돌아보았으면 좋겠다. 국민의 아픈 숨소리에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고 소통하지 않으면 국정에 오류가 올 수밖에 없다. 국정이 잘못 나가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

우리 정부가 일본 핵오염수 방류를 대하는 태도가 문제다. 괴담이라거나 가짜뉴스, 반정부세력이라고 하는 대통령의 말과 그런 태도에 상처를 받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공정과 상식에 맞게 했으면 한다. 후쿠시마 핵오염수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우리만의 바다가 아니다. 모든 생명체의 것이다."

"왜 혈세로 보상, 일본에 구상권 청구"
 
 지난 25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촉구 경남대회' 현장.
ⓒ 윤성효
- 핵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우리가 일본 정부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고 보나?

"당연하다. 우리는 실질적인 피해자다. 지금은 정부가 수산물 소비 부진과 관련해 국민 혈세를 쓰고 있다. 전부 일본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 일본 때문에 벌어진 피해인데 왜 우리 혈세를 쓰야 하느냐. 방류를 막았으면 쓰지 않아도 될 예산이다."

- 그래도 어민들은 조업을 하는 것 같은데.

"손을 놓고 있는 분들은 없다. 어민들은 입으로는 방류에 반대하지만 집회를 하지는 않는다. 그런 태도는 결국 찬성을 뜻한다. 집회를 하지 않는 것은 보상을 바라기 때문으로 보인다. 모순이다.

안전성 유무는 모르는 일이다. 이런 경험은 한번도 없었다. 핵오염수가 방류되어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검증이 없었다. 그래서 무조건 안전하다는 말을 할 수도 없다. 안전하다고 믿어야 한다거나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괴담이라고 하는 거 자체가 모순이다. 정부가 국민의 정서적 공감을 못해서 일어나는 사태로, 정부 대처가 잘못이기에 매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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