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여제’ 대관식 마친 안세영 “다음 목표는 그랜드슬램”
한국인 최초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정상에 오른 안세영(21·삼성생명)이 금의환향했다. 세계랭킹 1위에 세계선수권까지 제패하며 명실상부 최강자의 자리에 오른 그는 그랜드슬램(메이저대회 석권)을 다음 목표로 제시했다.
안세영은 2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세계선수권은) 랭킹 1위에 오른 이후 처음 출전한 대회라 부담이 컸다”면서도 “생각을 바꿔 1위라는 자신감으로 잘 풀어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활짝 웃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 2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스페인의 백전노장 카롤리나 마린(6위)을 2-0(21-12 21-10)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977년 창설한 이 대회에서 한국인 선수가 단식을 제패한 건 남녀를 통틀어 안세영이 처음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4강서 만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에게 패해 결승 진출 문턱에서 멈춰선 안세영은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며 지난 1993년 방수현(은메달)을 뛰어넘어 새 역사를 썼다. 아울러 올 시즌 8승째를 거두며 랭킹 1위를 굳건히 해 다음달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내년 파리올림픽 기대감을 높였다.
안세영은 우승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매 경기가 고비였다. 특히나 4강에서 난적 천위페이(중국·3위)를 만났을 때 긴장했지만, 내 플레이를 자신 있게 하다 보니 수월하게 풀렸다”면서 “결승에서는 2세트에 (앞서가다)11-10으로 쫓겨 부담스러웠지만, ‘자신 있게 하라’는 감독님 말씀을 따랐다. (이후 승리를 거두며) 잘 즐겼다”고 했다.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한 방에 경기를 끝내는 강력한 스매싱은 없다”고 자평한 그는 “대신 상대에게 1구를 주고 그걸 받아낸 뒤 2구에서 경격 변화를 꾀하는 방식으로 훈련했는데, 실전에서 잘 먹혀 뿌듯하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에 대해 안세영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고 언급한 뒤 “욕심을 부리면 안 될 때가 많았다. 눈앞의 한 경기만 바라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더 높은 목표는 그랜드슬램(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제패)이다. 앞으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아시아선수권까지 휩쓸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이제 모든 선수들이 나를 분석해 경기에 나서는 위치가 됐다”고 언급한 안세영은 “중요한 경기일수록 얼마나 빨리 긴장을 푸는지가 경기력의 관건이다. 상대가 코트에서 시도할 수 있는 변화를 모두 대비해 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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