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간과의 연애를 거부한다’, 이색 미연시들!

‘미연시’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의 줄임말로, 말 그대로 미소녀(미소년)와 로맨스 요소가 함유된 게임을 말한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대화하고 각종 사건을 겪으면서 겪는 유대감과 특유의 설렘 가득한 스토리로 해당 장르를 즐기는 이용자가 많다.

하지만 공략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프린터기’, ‘곤충 괴물’과 비슷한 존재라도 같은 마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을까? 다른 의미로 두근거리는 미연시, 지금부터 인간과의 연애를 거부하고 독특한 존재와의 로맨스를 선보이는 게임들을 소개한다.

프린세스 X - 흔한 안드로이드 미소녀 말고, 진짜 ‘로봇’

‘프린세스 X’는 2011년에 출시된 미연시다. 게임은 주인공 ‘미쿠리야 신이치’의 아버지가 여러 국가의 몬스터 공주와의 혼담을 약속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프린세스 X’의 공략 대상인 히로인은 총 5명으로, 뱀 인간, 켄타우로스, 거미 인간 등 몬스터를 기반으로 한다.

사실 여기까지는 다른 게임에서도 있을법한 설정들이다. 하지만 ‘42’라는 로봇 캐릭터가 있다면 어떨까? 이 캐릭터는 ‘R-코마도리’의 전속 메이드인 원통 형태의 로봇이다. 인간을 본뜬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진짜 원통 형태의 로봇이지만, 엄연한 공략 캐릭터 중 하나다.

수위가 있는 ‘프린세스 X’ 특성상 ‘42’와의 에로틱한 이벤트가 발생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42'는 파격적인 외형 덕에 호불호는 많이 갈리지만, 의외로 탄탄한 캐릭터의 스토리와 다른 게임에선 볼 수 없는 설정 덕에 인기투표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랑스러운 브라더군 운동 잘하는 엄친아 전학생, 하지만 프린터기인

2013년에는 일본의 프린터 회사인 ‘브라더’가 ‘사랑스런 브라더군’이라는 게임을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프린터 회사에서 출시한 게임인 만큼 ‘사랑스러운 브라더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브라더사의 프린터기다. 의인화를 시킨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프린터기’의 모습 그 자체다. 게임 내 일러스트도 실제 프린터기의 사진의 배경을 투명화해서 붙여 넣은 느낌이었다.

게임은 의외로 일반적인 연애 시뮬레이션과 비슷했는데, 새로운 전학생 ‘브라더군’이 전학 오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의 짝이 되고, 멋지게 골을 넣는 ‘브라더군’에게 설렘을 느끼는 등의 이벤트도 있다.

중간중간 선택지가 있지만 엔딩은 ‘브라더군’과 연애를 하게 되는 해피엔딩 하나로, 플레이 타임도 짧다. 프린터기와 연애해보고 싶은 이용자가 있다면 한 번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하토풀 보이프렌드 ‘비둘기’와 ‘연애 시뮬레이션’과 ‘스릴러’가 합쳐졌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둘기. 그런 비둘기를 소재로 한 ‘미연시’가 있다. 2014년 출시된 ‘하토풀 보이프렌드’는 이용자가 피죠네이션 학원의 유일무이한 인간 여학생이 되어 벌어지는 사건을 담았다. 게임에서는 집비둘기, 염주비둘기, 공작 비둘기 등 총 7마리의 새와 교제할 수 있는데, 첫 등장의 미소년 일러스트를 제외하곤 모두 새의 원형으로 등장한다.

여기에 한 가지 더 특이한 점이 있다면, 모든 캐릭터의 엔딩을 보면 진상 루트인 BBL루트가 해금된다. 자세한 사항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가볍게만 언급하자면, 이 BBL루트에서는 연애 시뮬레이션이었던 평소와는 다르게 공포 스릴러에 가까운 진상을 알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서도 공략 인물들은 여전히 비둘기의 모습이다.

‘하토풀 보이프렌드’는 ‘비둘기’와 ‘연애 시뮬레이션’, ‘스릴러’ 등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소재를 균형 있게 잘 버무려 글로벌 평점 집계 사이트인 오픈트리틱에서 71점을 받는 등 대체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크리쳐 로맨스 소꿉친구인 곤충 괴물과 키스할 수 있나요?

풍부한 풀보이스 더빙과 퀄리티 있는 작화가 특징인 ‘크리쳐 로맨스: 코코노에 코코로(이하 크리쳐 로맨스)’는 2018년에 출시된 미연시다. 게임은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이치노세 이치타로’가 조금 특이한 소꿉친구인 ‘코코노에 코코로’의 마음을 얻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게임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히로인 캐릭터인 ‘코코노에 코코로’는 인간이 아니다. 그것도 곤충에 가깝다. 초록색 몸에 메뚜기와 비슷한 팔과 더듬이, 5개의 눈 등 곤충을 싫어할 만한 사람이 보면 기겁할 것 같은 외형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게임 내에서는 ‘코코노에 코코로’와의 키스신 등의 이벤트가 있는데, 이마저도 주둥이를 지나치게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이용자들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퀄리티 높은 더빙과 작화로 게임에 대한 반응이 나쁘지 않은데, 현재 스팀 기준으로 ‘매우 긍정적(279개의 평가 중 81%가 게임을 긍정적으로 리뷰)’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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