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0㎜ 기습폭우 쏟아질텐데…11호 태풍, 또 비 몰고 온다

천권필 2023. 8. 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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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많은 비가 내리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

이달 말까지 전국 곳곳에 시간당 최대 60㎜에 이르는 기습적인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상 중인 제11호 태풍 ‘하이쿠이’의 한반도 영향 여부는 다음 달 1일쯤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9일 오후 2시 40분을 기준으로 전남 동부와 경남 서부 내륙에 시간당 30~60㎜ 안팎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고, 경기 동부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도 강한 비가 쏟아지고 있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차고 건조한 공기와 다량의 따뜻한 수증기가 한반도 쪽으로 유입되면서 두 공기가 만나는 경계에서 강한 강수가 발생하고 있다”며 “수도권과 강원 영서는 밤까지 시간당 30㎜ 내외의 비가, 남부는 지형적인 영향을 받는 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리겠다”고 말했다.


부산 등 남부 최대 200㎜ 물폭탄


천리안 2A호 위성으로 본 한반도 주변 모습. 한반도 남동쪽 열대 해역에서 태풍 하이쿠이가 발생해 북상하고 있다. 기상청
30일부터는 폭이 좁은 정체전선(장마전선)이 형성돼 점차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3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이 20~60㎜이고, 부산·울산·경남 남해안에는 2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호남 지역에도 최대 150㎜ 이상의 비가 집중적으로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가 내리는 지역에는 강한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도 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오늘(29일)부터 모레(31일) 사이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우려된다”며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내리면서 하천의 물이 갑자기 불어날 수 있으니 접근 및 야영을 자제하고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는 경우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달라”고 당부했다.


수증기 밀어 올리는 하이쿠이…한반도 올까?


11호 태풍 하이쿠이 예상 진로. 기상청
‘가을 장마’로 불리는 이번 비는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변수는 현재 북상 중인 11호 태풍 하이쿠이의 진로다. 하이쿠이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괌 북서쪽 약 1010㎞ 해상에서 시속 7㎞의 속도로 느리게 서진하고 있다. 이후 북서쪽으로 방향을 트는 하이쿠이는 일본 오키나와를 지나 다음 달 3일 중국 상하이 동쪽 해상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 북상하는 태풍과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에 강한 바람이 형성되는데 이를 타고 남쪽의 따뜻한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국내에 많은 비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공 예보분석관은 “수증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돼 기존에 남아있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부딪히면서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강수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태풍의 발달, 이동 경로 등에 따라 강우 강도와 비구름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쿠이가 한반도로 접근해 국내에 직접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전세계 수치 모델 별로 각기 다른 진로를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 예보분석관은 “다음 달 1일 정도면 (하이쿠이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지에 대한 예측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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