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성적은 B0” 열아홉 안방마님 김동헌, 항저우서 국대 계승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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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0 정도 아닐까요? A+는 골든 글러브를 받아야 줄 수 있겠죠."
무더위도 보란 듯 이겨내면서 이달 들어 월간 53타수 18안타(0.340)로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김동헌은 "(이)정후 형이 다치기 전에 틈틈이 더위에 대비해 체력을 관리하라고 조언해줬다"며 "훈련량이나 내용을 조절하다 보니 경기 때 더 집중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도현 1군 배터리코치에게도 수시로 훈련 영상을 보내며 조언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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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0 정도 아닐까요? A+는 골든 글러브를 받아야 줄 수 있겠죠.”
키움 히어로즈 루키 김동헌(19)의 2023년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고졸 신인 포수론 이례적으로 풀타임 1군을 소화했다. 까마득한 선배 이지영의 공백을 메웠고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에도 선발됐다.
그런데도 본인은 정작 칭찬에 인색했다. 지난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그는 공·수 양면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몸을 낮췄다. 벌써부터 ‘신인’ 꼬리표 너머를 바라보는 듯했다.
시즌 전만 해도 갓 고등학생을 벗어난 2라운더 포수가 1군 붙박이로 중용되리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김동헌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처음엔 확대 엔트리 때 1군에 승격되는 게 목표였다”며 “감사하게도 기회를 받아 개막을 함께 했다. 전 구단 원정 경기 출장이라는 목표도 생각보다 빨리 이뤘다”고 말했다.
초반 타격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땐 꾸준히 공을 받으며 경험을 쌓았다. 29일 전까지 팀이 치른 119경기 중 88경기에 출전한 그는 450⅓이닝 동안 마스크를 썼다. 수비 이닝 기준으론 리그 포수 10위다.
출장 시간이 늘어나고 긴장이 풀리며 방망이도 점차 가벼워졌다. 지난 4월 0.214였던 타율은 이후 꾸준히 올랐다. 무더위도 보란 듯 이겨내면서 이달 들어 월간 53타수 18안타(0.340)로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여기엔 ‘형들’의 존재도 도움이 됐다. 김동헌은 “(이)정후 형이 다치기 전에 틈틈이 더위에 대비해 체력을 관리하라고 조언해줬다”며 “훈련량이나 내용을 조절하다 보니 경기 때 더 집중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지영·김시앙 또한 포지션 경쟁자인 동시에 존재만으로도 든든한 선배들이었다.
고비도 있었다. 더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독이 됐다. 실책을 저지른 뒤면 생각이 많아져 오히려 몸이 더 굳었다. 대표적인 게 지난달 초 SSG 랜더스와의 맞대결이었다. 당시 연달아 블로킹 실수를 저지른 끝에 역전패를 당했고 퓨처스리그(2군)로 향했다.
위기는 곧 자신을 돌아볼 기회였다. 스스로의 블로킹 실력에 의구심이 들었고 김동우 2군 배터리 코치에게 속내를 털어놨다. 박도현 1군 배터리코치에게도 수시로 훈련 영상을 보내며 조언을 구했다. ‘블로킹 자세가 아니라 판단이 문제’란 답이 돌아왔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확신을 가지라는 격려도 함께였다.
시즌이 종반을 향하는 9월, 김동헌의 성장은 이제 시작이다. 당장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남았다. 엔트리에 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꿈에 그리던 성인 무대 태극마크에 기뻤다. 공을 받아 보고 싶은 투수를 묻자 한화 이글스 문동주의 이름이 대번에 튀어나왔다. 그는 “직접 타석에서 본 공 중 가장 좋았다”며 “워낙 움직임과 스피드가 좋아 기대된다”고 미소 지었다.
현시점 김동헌의 역할은 백업이다. 소속팀에서도, 태극마크를 달고도 그렇다. 하지만 포부는 훨씬 크다. 그는 “양의지·강민호 선배처럼 국제 대회마다 꾸준히 선발되는 게 꿈”이라며 “첫 단추부터 잘 끼우겠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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