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금지에 전쟁, 엘니뇨까지…배고픈 겨울이 온다

권해영 2023. 8. 2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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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를 덮친 이상기후로 글로벌 식품 물가 상승세가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중단, 인도의 쌀 수출 금지까지 겹치면서 특히 신흥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는 일부 품종의 쌀 수출 금지 및 제한에 나섰다.

인도 정부는 지난 27일 바스마티 품종의 쌀을 1t당 1200달러(약 159만 원) 아래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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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인플레 압력 확대
고금리 장기화에 취약계층 타격 우려

올해 세계를 덮친 이상기후로 글로벌 식품 물가 상승세가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중단, 인도의 쌀 수출 금지까지 겹치면서 특히 신흥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엘니뇨(적도 부근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로 인해 9월부터 남아시아, 중앙아메리카에 폭염이 찾아오고 안데스산맥에는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날씨 변화로 농작물 수확량이 감소한다. 곡물 공급 감소는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엘니뇨로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전 세계 식료품 물가가 향후 1년 동안 6%가량 뛸 것으로 추산했다.

원자재 조사업체인 민텍의 잔나 알렉사히나 곡물 연구원은 "현실 안주적인 투자자들은 기상 이변이 원자재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아직 가격 상승에 베팅하지 않고 있다"며 "향후 2~6주간 일기예보가 매우 중요하며 우리는 이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와 러시아도 식품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는 일부 품종의 쌀 수출 금지 및 제한에 나섰다. 인도 정부는 지난 27일 바스마티 품종의 쌀을 1t당 1200달러(약 159만 원) 아래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지난달엔 정부 허가 없이 비바스마티 백미 수출을 금지했다. 이상기후로 폭우, 가뭄이 빈번하게 발생해 각종 농작물 작황이 부진해지자 잇따른 쌀 수출 제한 조처를 한 것이다. 이에 앞서 러시아는 흑해 곡물 협정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흑해 항로가 막힌 우크라이나는 자국에서 생산한 곡물을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식품 가격 역시 오름세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3% 상승했다. 국제 밀 가격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1.6% 올랐고, 쌀 가격 지수는 2.8% 뛰어 2011년 9월 이후 최고 상승 폭을 나타냈다. 코코아 선물 가격은 1t당 3500달러 수준으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2400달러에 그쳤는데 무려 45.8%나 뛴 것이다.

식품 물가가 뛰면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인플레이션 압력도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들 국가의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불길을 잡기 위해 고금리를 장기화하면 서민들과 취약계층이 가장 큰 고통을 겪게 된다.

모건스탠리의 미주지역 지속가능한 주식 리서치 헤드인 로라 산체스는 "엘니뇨는 11월에서 2월 정점에 도달하는 경향이 있다"며 "신흥 시장에선 식료품 물가, 재정 예산, 통화정책, 국내총생산, 무역 등 전반에 걸쳐 그 여파가 더 오래 지속된다"고 분석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다이애나 이오바넬 마켓 이코노미스트는 "강력한 엘니뇨에 직면한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금리를 더 오랜 기간,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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