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윤 대통령, 해병1사단장과 인연... 보직해임 결정에 격노"
[김도균 기자]
지난 7월 경북 지역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과정에서 순직한 해병대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과 임성근 해병1사단장과의 관계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을 지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29일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 '노영희의 뉴스인사이다'에 출연해 해병대 수사단 수사에 외압이 있었던 것은 윤석열 대통령과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과 특별한 인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지난 7월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대 채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해병대 특수수색대가 실종 지점에서 수색에 나서고 있는 모습. |
ⓒ 연합뉴스 |
김 전 의원은 "대통령실의 개입 전 임 사단장의 보직 해임과 후임까지 언급된 사안이 대통령의 격노로 조사가 뒤집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박정훈 대령(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의 수사 이첩 서류에 결제한 후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15분간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면서 "이 자리에서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보직 해임시키고 사단장의 직무대리까지 정했지만 이 내용이 대통령실에 보고되면서 뒤집혔다"라고 주장했다.
임 사단장이 보직 해임되면, 불명예스럽게 군 생활을 마감해야 하고 사단장으로서의 정상적 지휘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임 사단장의 보직해임을 막으려 했다는 것. 그러면서 김 의원은 "임 사단장과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특별한 인연이 있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폭우가 내렸을 당시 대통령이 신림동 반지하에서 폭우로 사망한 현장을 둘러보며 부적절한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던 상황이었다"면서 "당시 포항에도 폭우가 내렸는데 임 사단장이 장갑차를 동원해 수해 구조를 한 것에 (언론의) 시선이 쏠리면서 대통령이 언론의 시선을 피할 수 있었다"라고 짚었다.
▲ 2022년 9월 7일 윤석열 대통령이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입은 오천시장을 현장 방문했을 당시 모습. 윤 대통령 오른쪽에 서 있는 이가 임성근 해병대1사단장이다. |
ⓒ 대통령실 제공 |
실제 <오마이뉴스>가 확인해 보니 지난 2022년 9월 6일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태풍 '힌남노' 피해 상황 점검 회의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임성근 사단장과 통화하면서 해병대가 포항 지역에서 펼친 구조 활동에 찬사를 보냈다. 대통령실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윤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해병대원들의 노고에 격려를 보낸다. 군과 소방청이 합심해 고립된 주민에게 건넨 손길에 국민들도 같은 응원의 마음일 것"이라고 격려했다.
바로 다음날인 9월 7일에는 윤 대통령이 직접 포항 수해 현장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오천시장에서 수해피해 복구 작업을 하던 해병대원들을 격려하면서 임 사단장으로부터 직접 대민지원 현황을 보고 받고 "국가적인 재난에 대응하고 복구하는 것은 국가안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이런 점들을 들어 "그때 해병대에서 1사단장이 대통령을 구했다는 말까지 돌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포항지역 수해복구 현장에서 해병1사단 장병들의 활약은 실제로 임 사단장의 위상을 높여줬던 걸로 보인다.
▲ 힌남노 상륙에 장갑차 끌고온 해병대... 민간인 구조 후 흙탕물 가르며 '질주' 태풍 11호 힌남노의 영향으로 해병대 1사단이 2022년 9월 6일 오전 6시 5분께 포항시 남구 청림동 일대가 침수되자 고립이 예상되는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2대와 고무보트(IBS) 3대를 투입했다. 6일 해병대 1사단에 따르면 해병대는 장갑차에 포항남부소방서 구조요원을 태워 청림초등학교일대에 출동해 구조를 벌이고 있다. ⓒ 대한민국 해병대 |
"박 대령이 임 사단장 처벌해야 한다고 하니 난리 난 것"
지난 7월 경북지역에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하자 임 사단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상륙 돌격 장갑차를 투입해 수해복구에 나섰다.
채 상병이 순직하기 전날인 7월 18일 장병들이 물속에 들어간 모습과 장갑차 사진이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관련 기사 링크가 개인 메신저로 사단장까지 보고됐다. 김 전 의원은 "결국 장병들이 물속에 들어간 것과 장갑차 사진 등은 누군가를 구하려는 목적보다 (언론 보도용) 사진을 찍으러 간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해병대 1사단 예하 제7 포병대대 소속이었던 채 상병은 바로 다음날인 7월 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구명조끼도 지급받지 못한 채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김 전 의원은 "올해 해병대 사령관(중장) 인사가 있다"면서 "눈치 없는 박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임 사단장을 과실 치사로 적시해 처벌해야 한다고 나오니 난리가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이후 윤 대통령이 임 사단장을 업무상 과실 치사죄로 입건시킬 예정이라는 보고를 받고 격노했고, 국방부가 발칵 뒤집혔다고 전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5.18단체 "보훈부 간부, 정율성 공원 반대 요청"... 사흘 뒤 '조선' 광고 게재
- [단독] 박 대령이 "정말 VIP가 맞느냐" 묻자, 해병대사령관은 고개 끄덕였다
- 23조원 '묻지마' 구조조정?... R&D 7조 삭감 "굉장히 위험"
- 최은순 '구속', 13번 좌석에서 직관한 심경 "비참하다"
- "팁은 필요 없고 전기요금 받고 싶어요" 카페 사장의 하소연
- 홍범도 흉상 이전, 쏟아진 질문·진땀 뺀 국방부
- 콩코르디아 신전 앞 생뚱맞은 조각상의 사연
- '반려견과 함께' 전국 최초 거제 댕수욕장... "이건 좀 아쉬워요"
- 육사앞 분노한 독립운동가 후손들 "제2독립운동 시대 왔다"
- 아산시장 비판 기사 쓴 언론사 광고비 삭감... 길들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