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8개월' 인천 송도 화물차주차장…인천항만公-경제청, 법정다툼 예고

인천경제청, 주민 반대 고려해 가설건축물 축조신고 반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화물차 주차장이 조성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주민 반대 민원을 이유로 주차장 사용을 위한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를 계속해서 반려하면서 법정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IPA)는 지난해 12월 50억원을 들여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 9공구 아암물류2단지 5만㎡ 부지에 화물차 주차장 402면을 준공했으나, 인천경제청이 시설물 설치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해당 부지는 2021년 인천시가 용역을 통해 화물차 주차장 입지 최적지로 선정한 곳이다. 하지만 시 산하인 인천경제청은 IPA가 주차장 운영에 필요한 무인주차 관제시설, 사무실 등을 설치하기 위해 제출한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를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3차례 걸쳐 반려했다.

IPA는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의 신청까지 했으나 인천경제청은 화물차 주차장 조성에 반대하는 주민 집단민원을 고려해 받아들이지 않았다. 송도 주민들은 대규모 아파트단지에서 700∼800m가량 떨어진 곳에 화물차 주차장이 들어서면 매연·소음 등 환경피해와 교통 혼잡,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해왔다. 관할 자치단체인 연수구를 비롯해 여야 국회의원들까지 주민들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 송도 9공구 아암물류2단지 화물차 주차장 [사진 제공=인천항만공사]

IPA는 인천항 일대 화물차 주차공간이 포화 상태여서 더 주차장 개장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화물노조도 주차공간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집단민원에 따른 국민권익위의 조정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인천경제청이 축조신고를 계속해서 반려한 것은 권한을 남용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국민권익위는 송도 주민들이 화물차주차장 조성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함에 따라 2021년 4월부터 조정 절차를 진행했으나 인천시, IPA, 인천경제청, 민주노총 화물연대 등 이해당사자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이달 초 ‘조정 불성립’ 결정을 내렸다.

권익위는 ‘주차장 부족 등을 고려해, 관계기관에 화물차 주차장의 이전 또는 폐지를 요구하기는 곤란하다’는 심의 결과를 민원인에 통보했다. 권익위는 "(민원인들의 거주지인)송도 8공구가 화물차 통행제한 구역임에도 진·출입하거나 아파트 단지와 인근 학교 등에 불법 주정차, 주·박차하는 화물차가 있다"며 "관계기관에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화물차 통행제한 등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협조 요청하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IPA 관계자는 "국민권익위 결정도 나온 만큼 다음 달에는 화물차 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게 협조해달라고 인천경제청에 공문을 보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준공한 지 8개월이 지난 주차장을 더는 방치할 수 없어 인천경제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