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니 “구글·애플, 앱 마켓서 독점력 악용…올바르지 않아”

김지윤 2023. 8. 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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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즈 대표 방한 인터뷰
“한국 게임 제작 퀄리티 대단히 올라와… 기술·아티스트 선도”
“게임 수명 길어지는 추세… 엔진 더욱 중요해져”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왼쪽)와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

한국을 방한한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대표가 “독점력을 악용한 애플과 구글은 올바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스위니 대표는 29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B1층 비바체룸에서 열린 ‘언리얼 페스트 2023’ 기자간담회에서 “인앱결제방지법을 제정한 한국 정부 규제 노력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에픽게임즈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멈췄던 ‘언리얼 페스트 2023’를 4년 만에 개최했다. 행사는 29일부터 나흘간 진행한다.

행사 시작과 함께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위니 대표는 “마지막으로 한국에 온 게 2019년인데, 다시 돌아오게 돼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이 프로덕션 퀄러티가 대단히 많이 올라간 것 같다. 게임 수준을 보면 서구에서 만든 것보다 오히려 더 좋다. 기술·아티스트적인 부분을 선도하는 한국은 ‘기술 허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에픽게임즈는 콘텐츠 제작 프로그램인 ‘언리얼 엔진’을 배포해 3D 엔진 기술을 제공하는 회사다. 글로벌 인기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이자 자사 앱 마켓인 ‘에픽 게임즈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최근 다수의 게임이 언리얼 엔진 기반으로 변경·교체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넥슨의 마비노기가 지난 6월 라이브 서비스 중에 언리얼 엔진 교체를 발표해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았다.

스위니 대표는 “전반적으로 게임의 수명이 길어지고 있는 트렌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라이브 게임 수명이 길어지다 보니 이용자들에게 건강하고 새로운 감흥을 주기 위해 기술적인 업그레이드는 필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게임 엔진을 통해 라이브 서비스 중에도 2~3세대 게임이 발전할 수 있다. 게임 쪽에서 고려해볼 하나의 트렌드가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에픽게임즈는 미국에서 애플과 반독점 소송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법원은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이 반독점법을 위반하지 않았으나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서 스위니 대표는 “우리와 애플 쪽 모두 대법원에 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는데 우리는 대법원의 절차대로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니 대표는 앱 마켓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애플과 구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규제의 성과는 높지 않다고 본다. 구글과 애플 같은 운영체제(OS) 회사들이 독점권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구글의 경우 자신들이 처리하지도 않은 외부 결제에 추가 수수료를 붙인다. 과징금 형태의 소위 ‘쓰레기 수수료(junk fee)’ 때문에 앱 개발사와 소비자들이 공정 경쟁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독점력을 악용해 다른 서비스를 배제하고 외부 결제를 막는 애플·구글의 행태는 올바르지 않다”며 “우리는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결제 시스템을 쓰는 데 있어서 우리 것을 이용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개발자에게 선택권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스위니 대표는 메타버스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 게임 기반인 ‘인터게임 이코노미’와 에픽게임즈가 추구하는 ‘메타버스 공유 경제 생태계’가 지향하는 바가 같다면서 “메타버스는 포트나이트·로블록스 같은 게임 형태로 본다면 충분히 매력 있다. 메타버스를 경험하는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6억명에 달한다. 대단히 큰 시장이고 상승세도 크다. 피할 수 없는 트렌드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30년까지 메타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는 10억 명이 넘을 것이다. 최근 인공지능(AI)도 대두되고 있다. 동시대에 기술적 혁명이 일어나는 상황”이라면서 “에픽게임즈는 메타버스에 집중할 것이다. AI는 서포팅 기술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생성형 AI에 대해서는 “2년 동안 생성형 AI는 이미지·텍스트로 굉장히 발전했다. 이는 30년 동안 진행한 기초 연구로 이제 빛을 발한 것일 뿐, 게임·콘텐츠 면에서는 가까운 시일 내에 큰 변화가 있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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