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돌아온 조코비치는 무자비했다...알카라스와 우승 2파전
"파괴력 넘치는 스타트."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홈페이지는 29일(한국시간) 2년 만의 US오픈 복귀전에서 노박 조코비치(36·세계랭킹 2위·세르비아)가 선보인 압도적 실력을 이렇게 표현했다. 2번 시드 조코비치는 이날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알렉상드르 뮬러(26·세계 84위·프랑스)를 1시간35분 만에 3-0(6-0 6-2 6-3)으로 완파했다. 조코비치는 단 한 차례 위기도 없었다.
마치 연습 경기를 하듯 여유로운 움직임이었다. 뮬러는 사력을 다해 맞섰지만, 조코비치의 기량에 한참 못 미쳤다. 경기장을 찾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도 그의 플레이에 감탄했다. 로이터는 "US오픈에 돌아온 조코비치는 무자비했다"고 전했다.
조코비치는 31일 베르나베 사파타 미라예스(26·세계 76위·스페인)와 3회전 진출을 다툰다. 메이저 대회 통산 23회 우승으로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을 그는 이번에 신기록을 세워 'GOAT(Greatest of All Time·역사상 최고의 선수)'의 입지 굳히기에 도전한다. 조코비치는 US오픈에서 총 3회(2011, 15, 18년) 정상에 올랐다. US오픈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다.
조코비치가 US오픈 코트를 밟은 건 2년 만이다. 그는 코로나 백신을 맞지 않았는데, 미국 방역 당국이 백신 미접종 외국인의 입국을 불허하면서 2022 US오픈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다 미국 방역 당국이 지난 5월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외국인도 입국할 수 있도록 방역 방침을 완화하면서 올해 대회 나서게 됐다. 이날 경기는 앞서 열린 경기와 행사가 늦어지면서 현지시간으로 자정 가까이 돼 시작해 이튿날 새벽에 끝났다. 조코비치는 "경기 시간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다시 이 코트를 밟을 생각에 설렜다"면서 "오늘 경기력을 통해 내 마음속 즐거운 감정이 잘 드러났을 것이다. 무결점 경기라고 할 만하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자신의 빈자리를 차고 들어온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23·세계 1위·스페인)와 2파전을 벌일 전망이다. 알카라스는 30일 도미니크 쾨퍼(세계 78위·독일)와 1회전 맞대결을 벌인다. 알카라스는 2022 US오픈에서 19세의 나이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때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탄 알카라스는 지난 5월 프랑스오픈에서 4강에 올랐고, 지난달 윔블던에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까지 차지했다. 특히 윔블던 결승에서 5연패를 노리던 조코비치를 꺾어 차세대 '테니스 황제'로 떠올랐다. 반면 조코비치는 이 패배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최근 '윔블던 쇼크'에서 벗어났다. 지난 21일 신시내티 오픈 결승에서 3시간49분 혈투 끝에 알카라스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윔블던 패배를 설욕했다. 맞대결 전적도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이번 대회 톱 시드 알카라스와 조코비치는 결승에서 맞붙는 대진이다. 조코비치는 "지금은 대회 초반이다. 현재 (좋은) 경기력을 마지막까지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세계 104위)는 같은 날 크리스토퍼 유뱅크스(세계 30위·미국)에게 1-3(3-6 4-6 6-0 4-6)으로 패해 1회전에서 탈락했다. 이 경기는 권순우가 6개월 만에 치른 부상 복귀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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