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언급한 경찰 '저위험 권총'…허벅지 쏘면 6㎝까지만 뚫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모든 현장 경찰에게 저위험 권총을 보급하겠다”라고 공언하면서,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에게 살상력을 크게 낮춘 저위험 권총(9㎜ 리볼버)이 보급된다. 이날 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일단 2024년 저위험 권총 5700정을 지구대·파출소에 보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예산 86억원을 포함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신촌지구대 간담회에서 밝힌 ‘1인 1총기 소지’ 정책의 일환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당시 일선 경찰관 3~4명이 총기 1정을 돌아가면서 쓰는데, 1인 1총기 수준으로 총기 보급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3년 안으로 지구대·파출소 경찰관 5만명가량이 1인 1총기(저위험 권총 2만 9000정가량, 기존 권총 2만 2000정가량)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그 후엔 형사 등 다른 경찰관들에게도 총기 보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위험 권총은 1인 1총기 시대의 주축이라는 게 경찰청 설명이다. 경찰은 지난해 말 외부업체와의 협력를 통해 저위험 권총을 개발했다. 플라스틱 탄두를 단 저위험탄을 사용해 살상력을 기존 주력 총기인 ‘38구경 리볼버’에 비해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38구경 리볼버를 성인 남성의 허벅지에 쐈을 때는 관통 깊이가 48㎝에 이르지만, 저위험 권총의 경우엔 6㎝만 뚫고 들어가는 데 그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저위험 권총은 무게도 515g으로 38구경 리볼버(680g)보다 30%가량 가볍다. 사격할 때 반동이 완화되고 안정감을 준다는 의미다. 경찰청은 범인 제압 과정에서 살상 등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만큼, 현장 경찰관의 적극성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청은 추후 저위험 총기에 GPS 수신기를 부착할지도 검토 중이다. GPS 수신기를 달면 경찰관이 저위험 총기를 언제, 어디서, 어떤 각도로 쐈는지 신속하고 정확하게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차량의 블랙박스와 유사한 역할이다. 경찰청은 발사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레이저 포인터 등을 달지도 저울질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윤 대통령이 “흉기대응장비를 신규 지급하겠다”고 언급함에 따라 방검복·삼단봉 신규 지급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서울경찰청 등 8개 지방경찰청 소속 101개 기동대 소속 경찰관 전원에게 방검복과 삼단봉을 새로 지급하기로 했다.
신규 장비를 대량 공급하는 방안인 만큼, 경찰 내부에선 환영 목소리가 많았다. 한 경찰 간부는 “치안 업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경찰 인력 증대뿐만 아니라 그에 대응하는 장비를 보강하겠다는 취지로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다만 “총기 사용의 경우 면책조항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경찰청 고위 간부)는 반응도 있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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