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디어 반짝이는 사내 스타트업 3개사 조기 분사
현대자동차그룹이 사내 프로그램을 통해 육성한 스타트업 3개사를 9개월 만에 조기 분사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에 분사하는 스타트업은 택시 등 영업용 전기차를 대상으로 리퍼비시(불량품 등을 정비해 다시 내놓은 상품)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피트인’, 3D 프린팅을 활용해 실리콘 카바이드 부품을 제작하는 ‘매이드’,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배터리의 주요원료가 포함된 블랙파우더를 추출하는 ‘에바싸이클’이다.
피트인은 기존 배터리와 리퍼비시 배터리를 교체하는 배터리 스와프 방식으로 오랜 시간 전기차를 운행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향후 영업용 전기차 전용 배터리 보험, 초급속 충전기 제공 서비스 등도 선보인다는 목표다.
매이드가 개발한 3D 프린팅 공법은, 반도체 등 최첨단 산업에 두루 활용되는 실리콘 카바이드를 비교적 간단한 공정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존 절삭 가공법보다 비용도 적게 들어 향후 반도체 부품뿐 아니라 우주 산업, 소형 원자로 부문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에 뛰어든 에바싸이클은 블랙파우더 추출에 필요한 공정 핵심 설비를 직접 설계·제작하고 안전·환경 설비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설비 가격과 전력 사용량, 생산 시간 등을 기존 방식보다 50% 이상 감축해 경쟁력이 있다는 평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제로원 컴퍼니빌더’를 운영하고 있다. 사내 스타트업으로 선발된 팀은 최대 3억원을 지원받게 되며 1년간 제품·서비스 개발 및 사업화 기간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시 분사 혹은 사내 사업화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참여 임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분사를 하더라도 3년간 재입사 기회를 부여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총 76개 팀을 선발 및 육성했고 올해까지 33개 스타트업이 독립 분사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활동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임직원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사업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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