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검찰 '강제 입맞춤' 축구협회장 조사... 모친 '단식 투쟁'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선수에게 한 스페인 축구협회장의 '기습 입맞춤'이 스페인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지난 20일 스페인이 우승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결승전이 끝나고 시상식에서 스페인 간판 미드필더 에르모소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입을 맞췄다.
이처럼 스페인은 사상 첫 여자 월드컵 우승의 기쁨도 누리지 못하고 축구협회장의 기습 입맞춤으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 심각한 사회적 갈등에 빠졌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현 기자]
▲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협회장의 '강제 입맞춤'을 규탄하는 스페인 여성 시위를 보도하는 CNN방송 |
ⓒ CNN |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선수에게 한 스페인 축구협회장의 '기습 입맞춤'이 스페인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AP통신·CNN방송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각) 스페인 최고 형사 법원의 검찰은 루이스 루비알레스 회장의 행동이 '성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예비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법원은 성명에서 "국립 법원의 검사가 성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예비 조사를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피해 당사자인 스페인 여자 축구대표팀의 헤니페르 에르모소가 직접 소송에 나서야 한다.
전방위 압박에도 사퇴 거부하는 축구협회장
루비알레스 회장은 지난 20일 스페인이 우승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결승전이 끝나고 시상식에서 스페인 간판 미드필더 에르모소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입을 맞췄다.
또한 다른 선수들에게도 뺨이나 목에 입맞춤하며 축하를 넘어서는 행동을 반복했고, 이 장면은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스포츠 및 여성 단체는 루비알레스 회장의 행동이 성폭력에 해당한다며 규탄했다. 스페인 여자 축구대표팀은 선수노조 '풋프로'를 통해 "루비알레스 회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더 이상 스페인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비롯해 정부 인사들까지 비판하며 사퇴를 압박했다. 그럼에도 루비알레스 회장은 사퇴를 거부하며 오히려 에르모소에게 입맞춤해도 되냐고 물었고 상호 합의에 따른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에르모소는 즉각 성명을 내고 "루비알레스 회장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고, 그러자 루비알레스 회장과 스페인 축구협회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라며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이 '버티기'로 나서자 FIFA는 징계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90일간 직무 정지를 통보했고, 스페인 여자 축구대표팀 코치진 11명은 단체 사퇴했다.
또한 스페인 지역 축구협회 회장단은 이날 회의를 연 뒤 성명을 통해 "스페인 축구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손상한 행위와 관련해 루비알레스 회장에게 즉시 사임할 것을 요청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 축구협회장 어머니의 단식 투쟁을 보도하는 AP통신 |
ⓒ AP |
이번 사건은 축구계를 넘어 스페인의 사회적 논쟁으로 급부상했다. 이날 수도 마드리드 도심에서는 루비알레스 회장을 규탄하고 에르모소를 지지하는 수백 명 여성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은 "정말 역겨운 사건"이라고 비난했고, 또 다른 여성은 "루비알레스 회장은 에르모소에게 입을 맞춘 것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대표자들이 있는 월드컵 시상식에서 선수들을 만지면서 불쾌하게 했다"라고 말했다.
스페인 공주 인판타 소피아 "공격에 대한 취약함과 희생을 느꼈다"라는 성명을 내며 거들었다. 여자 월드컵 결승전 당시 귀빈석에서 관전하던 루비알레스 회장은 승리를 기뻐하며 스페인 레티시아 왕비와 소피아 공주 바로 옆에서 자신의 중요 부분을 움켜쥐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루비알레스 회장의 어머니 앙헬레스 베하르는 아들의 결백을 주장하며 '단식 투쟁'에 나섰다.
베하르는 이날부터 스페인 남부의 교회에 들어가 "아들에 대한 비인간적 범죄 몰이가 끝나고 정의가 설 때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단식하겠다"라고 발표했다. 또한 루비알레스 회장의 사촌도 단식 투쟁에 동참하겠다며 에르모소를 향해 "거짓이 아닌 진실을 말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스페인은 사상 첫 여자 월드컵 우승의 기쁨도 누리지 못하고 축구협회장의 기습 입맞춤으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 심각한 사회적 갈등에 빠졌다.
유엔은 이날 스테판 두자릭 대변인을 통해 "스포츠에는 성차별이라는 중대한 문제가 남아 있다"면서 "스페인 축구 당국과 정부가 모든 여성 선수의 권리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다루기를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5.18단체 "보훈부 간부, 정율성 공원 반대 요청"... 3일 후 '조선' 광고 게재
- [단독] 박 대령이 "정말 VIP가 맞느냐" 묻자, 해병대사령관은 고개 끄덕였다
- 23조원 '묻지마' 구조조정?... R&D 7조 삭감 "굉장히 위험"
- 서이초 교사 '상담일지' 담긴 PC 포렌식 7월말 완료... 유족 "왜 안 알려주나"
- '학교 소극대응'에 교권보호위 못 연 교사, 결국 학생은 또 욕설
- '남로당 수괴'가 쓴 육사 호국비, 이건 어쩔 셈인가
- 콩코르디아 신전 앞 생뚱맞은 조각상의 사연
- "노인요양시설 임차 허용? 보건복지부에도 재앙"
- 국방부 "청사 앞 홍범도 흉상 이전, 학계협의 필요 없을 수도"
- 학교 비정규직 "민원대응팀은 악성민원 폭탄 돌리기,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