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장 월급' 165만원으로 오른다…국방예산 4.5% 올라 59.5조

이근평, 이세영 2023. 8. 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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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긴축재정 기조에서도 국방예산은 7년 만에 정부 총지출 증가율을 웃도는 상승폭을 나타냈다. 킬 체인(Kill Chain)·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KAMD)·대량응징보복 체계(KMPR)로 이뤄진 3축 체계 강화, 병 봉급 인상과 초급간부 처우 개선 등 지출이 필수적인 분야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군 제17전투비행단 소속 F-35A 전투기가 이륙하는 모습. 공군


국방 ‘선전’…국방예산 증가율, 정부 총지출 증가율 웃돌았다

국방부는 59조 5885억원 규모의 2024년도 국방 예산안을 짜 다음달 1일 국회에 내겠다고 29일 밝혔다. 올해 국방비(57조원)보다 4.5% 늘어난 액수로 정부의 ‘고강도 건전재정 기조’ 가운데 최우선 과제를 위한 재원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정부 총지출 증가율은 5.1%에서 2.8%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국방예산 증가율이 정부 총지출 증가율을 상회한 건 2017년 이후 처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의 엄중한 안보 상황을 고려하고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국방 분야에 재원을 중점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F-35A 추가 도입에 6500억원…3축 체계에 집중

내년 국방예산 정부안 가운데 무기 구매와 성능 개량에 쓰이는 방위력개선비는 올해 16조 9169억원 대비 5.2% 증가한 17조 7986억원으로 편성됐다. 여기엔 3축 체계가 주요한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6조 1257억원이 투입된 3축 체계에는 내년 7조 1565억원이 투입된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지난 5월 30일 독자개발 중인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의 탄도탄 요격시험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L-SAM 요격탄 발사 모습. 국방부

3축 체계 중 가장 많은 예산이 책정된 분야는 선제타격 개념인 킬 체인이다. F-35A 스텔스 전투기 20대를 추가로 들여오는 F-X 2차 사업에 6500억원 등 총 3조 3010억원이 킬 체인 분야에 배정됐다. 또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등 KAMD에 1조 5661억원, 고위력미사일과 특임여단 전력보강 등 KMPR 전력에 7483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군의 첫 번째 정찰위성 획득을 목표로 하는 '425 사업' 등 감시정찰·지휘통제 기반 전력에는 1조 5411억원이 편성됐다.

인구 감소와 미래 전장 환경 변화에 대비한 예산도 편성됐다. 대표적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구축에 2136억원, 일반전초(GOP) 과학화 경계시스템 성능 개량에 100억원이 배정됐다.


병 봉급 인상에 폴리스 스웨터, 얼음정수기 구매도

군사력 운영을 위한 내년도 전력운영비는 올해 대비 4.2% 증가한 41조 789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병력운영비는 24조 3224억원으로 병 봉급 인상 등의 요인에 따라 4.5%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올해 100만원인 병장 월급은 내년에 25만원이 올라 125만원이 된다. 적금의 고금리 이자 개념인 내일준비지원금도 월 최대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인상돼 내년 병장 월급은 사실상 165만원에 달한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내년 이 같은 병 인건비에 들어가는 예산은 4조2705억원으로 올해보다 7862억원 증가했다. 정부는 2025년에 병장 기준 월급 150만원과 지원금 55만원을 합해 매달 205만원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또 장병 주거 시설 개선과 편의용품 보급에도 예산을 더 투입해 복무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주거 시설 유지보수비는 올해 1999억원에서 내년 4196억원으로 대폭 늘었고, 전 장병 대상 플리스형 스웨터 보급에 67억원, 얼음정수기 보급에 48억원이 배정됐다.


초급간부 처우 개선엔 515억원 추가…요구 액수의 36%만 반영

군과 예산당국이 마지막까지 줄다리기를 펼친 내년도 초급간부 처우 개선 예산에는 올해 대비 515억원이 추가돼 총 1998억원이 반영됐다. 단기복무 장교와 부사관 지원을 독려하기 위한 장려금의 경우 장교는 9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부사관은 75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인상된다. 또 이제까지 주택수당은 직·간접 주거지원을 받지 않는 3년 이상 근무 간부에게만 지급했으나, 내년부터는 3년 미만 근무 간부에게도 주기로 했다.

훈련 때 간부들이 자비로 식대를 부담하는 환경도 점차 개선될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간부 훈련 급식비 항목이 새로 추가돼 133억원이 배정됐다”며 “재원을 고려해 필요 액수 중 일부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월 14일 서울 육군회관에서 열린 국방부·초급간부 간담회에 참석해 초급 간부들과 식사하고 있다. 국방부

하지만 내년도 초급간부 처우 개선 예산을 놓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시각이 많다. 당초 군 당국이 요구한 액수는 올해 1483억원에서 4137억원 늘어난 5620억원이었다. 결과적으로 요구 액수의 36%만 반영돼 올해보다 515억원을 더 배정 받게 된 것이다. 재원 논의 과정에서 예산당국은 200억원대 이상 증액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동안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군 당국은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한 휴일·야간근무수당 신설, 당직근무비 인상, 성과상여금 등은 관계 부처와 꾸준히 협의해나갈 방침이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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