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캐스팅’만큼…예능에서도 중요해진 ‘스타 PD’의 역량 [D:방송 뷰]

장수정 2023. 8. 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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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정종연 PD 등
특정 장르에서 입지 다지는 예능 PD들

스타 캐스팅은 프로그램을 향한 관심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전개를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이에 제작진은 회당 수억원의 출연료를 지급하면서도 톱스타들을 모시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출연료는 물론, 큰 제작비를 투입하고 사전제작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콘텐츠들이 많아지면서 PD 역량의 중요성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여러 프로그램을 두루 섭렵하며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했던 예능 PD들 또한 자신의 개성이나 색깔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꽃보다 할배’, ‘꽃보다 청춘’ 시리즈를 비롯해 ‘신서유기’, ‘지구오락실’ 등 나영석 PD는 해외여행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물론 변주를 통해 신선함은 꾸준히 유지 중이다. 특히 가장 최근작인 ‘신서유기’는 이은지, 미미, 이영지, 안유진 등이 게임, 미션 등을 수행하며 해외를 여행하는 콘셉트로, ‘신서유기’ 시리즈의 여성 버전으로 관심을 받았었다. 방송 이후엔 MZ세대 특유의 당찬 매력으로 나 PD를 쥐락펴락하며 앞선 예능들과는 다른 재미를 선사, ‘지구오락실’만의 팬덤을 구축했다. 나 PD의 해외여행 예능 또한 시리즈물로 색깔을 이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진 셈이다.

정종연 PD는 두뇌 서바이벌 예능 분야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더 지니어스’ 시리즈를 시작으로 ‘대탈출’, ‘여고추리반’ 등 인기 콘텐츠들을 배출하면서 팬층을 형성했다. 정 PD가 CJ ENM을 떠나 김태호 PD의 테오TEO와 손을 잡았을 때는 ‘‘여고추리반’ 다음 시즌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라며 팬들의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었다. 정 PD는 ‘데블스플랜’이라는 또 다른 두뇌 서바이벌 예능을 통해 곧 넷플릭스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솔로지옥’ 시리즈와 ‘열아홉 스물’ 등 연애 예능으로 연이어 시청자들을 만난 김재원 PD를 비롯해 ‘런닝맨’, ‘신세계로부터’, ‘더 존: 버텨야 산다’ 시리즈 등 버라이어티 분야에서 새 시도를 이어나가고 있는 조효진 PD까지. 최근 특정 장르에 특화된 PD들이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팬덤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새 시즌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도 마련 중이다.

한때는 PD들, 특히 예능 PD들의 경우 비슷한 장르를 연이어 연출하는 것에 대해 ‘자기 복제’라며 부정적인 시선이 이어지기도 했었다. 지금은 시즌을 거듭하고, 여성 버전으로 변주를 주며 사랑을 받고 있지만, 나 PD 또한 한동안 ‘그의 예능은 모두 비슷비슷하다’라는 부정적 반응을 얻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이것이 특유의 개성, 색깔로 인정을 받는 등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고 있다. 예능 또한 사전제작으로 진행이 되고, 특유의 세계관을 통해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하는 등 제작 규모 역시도 커지고 있다. 이에 PD의 연출력이 스타 출연자만큼이나 중요한 요소가 되면서, ‘전문성’이라는 새로운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한 예능 PD는 “PD의 연출력이라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요구되는 역량이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서 “예능은 특히나 일주일에 한 번씩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한 분야였다. 그런데 지금은 시즌제도 있고, 사전제작을 통해 완결성이 있는 콘텐츠를 탄탄하게 완성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그만큼 공을 들여 완성도를 높이는 시도들이 이뤄지는데, 이때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의 여부가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스타 PD들이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방송국 소속 PD들의 경우 여러 프로그램들을 두루 거치며 경험을 쌓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자기만의 무기를 갖추는 것도 이제는 필요해진 시점이라는 것. 방송국 출신의 한 PD는 “요즘에는 콘텐츠가 워낙 많아 대중 전체를 저격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렇기에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정답은 없지만, 본인만의 색깔을 구축하는 것이 더욱 필요해진 것 같다”면서 “물론 경험을 쌓는 단계에서는 여러 프로그램을 거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는 여긴다. 다만 동시에 이제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이를 키우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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