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피프티피프티, 지급받을 정산금 확인 안 돼"

법원이 그룹 피프티피프티가 지급받을 정산금이 없고 소속사가 신뢰 관계를 파탄 낼 정도로 정산 의무를 위반한 게 아니라고 판단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박범석)는 전날 피프티피프티가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이같이 판단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자료만으론 피프티피프티의 음반 및 음원 판매나 연예 활동으로 인한 수입이 제작 등에 든 비용을 초과해 피프티피프티가 지급받았어야 할 정산금(수익금)이 있다고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일부 수입에 관한 정산내역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이후 정산서에서 수입 내역 누락을 시정했다" "수입 내역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던 기간과 횟수 등을 고려할 때 이런 사정만으로 신뢰 관계를 파탄시킬 정도의 정산 의무 또는 정산자료 제공 의무의 위반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소속사 측이 멤버들의 건강관리 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소속사는 건강 문제가 확인된 경우 병원 진료를 받도록 하고 진단 내용이나 경과를 확인했고, 활동 일정을 조율해 진료나 수술 일정을 잡도록 했다"며 "아란(정은아)의 수술도 활동 강요가 아닌 상태 개선으로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전속계약 조항에 계약을 위반한 경우 14일의 유예기간 안에 상대방에게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도 피프티피프티 측이 아무 시정 요구 없이 계약 해지를 갑자기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아란의 수술로 활동이 중단되고 일부 멤버들이 코로나19 감염돼 각자의 본가로 귀가한 직후 갑작스럽게 소속사에 이 사건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는 통지를 보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피프티피프티는 '큐피드'가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데뷔 7개월 만에 소속사와 법적 분쟁을 시작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재판부는 지난 9일 양측이 참석한 가운데 조정을 시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