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쓴 '폴라로이드 일기' [D:쇼트 시네마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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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담임 선생님 연주(송예은 분)는 하늘이의 일기장에 붙어있는 사진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연주는 하늘이를 불러 그날 있었던 일과 느낌을 적고 하루 일과를 정리하는 중요한 일기장에는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같은 아픔을 가진 선생님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아이의 순수함이 영화를 돋보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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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초등학생 하늘이(원지우 분)는 일기를 글로 쓰는 대신 폴라로이드 사진을 붙여 제출한다. 담임 선생님 연주(송예은 분)는 하늘이의 일기장에 붙어있는 사진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초점이 나가있거나, 한 곳을 클로즈업해서 찍어 보통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
하루는 하늘이가 같은 반 친구 민호와 싸우는 일이 발생했다. 민호는 하늘이가 자기 사진을 찍어주지 않아 싸우게 됐다.
연주는 하늘이를 불러 그날 있었던 일과 느낌을 적고 하루 일과를 정리하는 중요한 일기장에는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하늘이는 "선생님만 알 수 있다"라고 말하지만 연주는 하늘이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다. 교무실에 다녀온 사이 하늘이의 일기장에는 파스를 붙인 연주의 목의 사진이 찍혔을 뿐이다.
사실 연주는 가정폭력의 피해자다. 멍을 가리기 위해 파스를 붙이고 학교에 출근하고 있었다. 하늘이는 연주의 몸에 자신과 같은 상처가 있는 것을 보고 사진을 찍어둔 것이었다. 머릿 속에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던 하늘이 팔의 멍이 떠오른다. 자신처럼 하늘이가 가정폭력 피해자라는 것을 알게 된 연주. 자신의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하늘에게로 향한다.
가정폭력 문제를 아이와 선생님을 연결시키면서, 선사한 반전이 뭉클하다. 같은 아픔을 가진 선생님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아이의 순수함이 영화를 돋보이게 만든다. 하늘이가 왜 일기장에 글이나 말로 자신의 가정폭력 문제를 알리지 않았을까도 생각해 보게 만든다. 힘이 없는 어린 아이가 부모님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을 때, 가장 의지할 수 있는 건 선생님이다. 믿었던 선생님이 쉽게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했을 때 실망도 했을 테지만, 그래도 아이는 선생님만을 바라보고 기다린다.
선생님이 가정폭력 피해자라는 점 역시 시선의 허점을 뚫는다. 대사들이 많지 않지만 김채윤 감독의 조심스럽고 섬세한 터치와 시선, 연주와 하늘이의 상황에 맞는 표정들이 그들의 사정과 내일을 상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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