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배터리가 대세라고? "삼원계 여전히 넘사벽"

정진주 2023. 8. 29.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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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LFP배터리 비중, 2020년 6%→2022년 27%
배터리 시장 세분화…LFP는 저가, 삼원계는 고가로 상이한 세그먼트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이미지.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디자이너

중국산 리튬인산철(LFP)배터리의 시장점유율 확대로 'K-배터리 위협론'이 제기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주력 배터리인 삼원계 배터리와의 근본적 성능차이는 넘어설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삼원계 배터리와 LFP배터리를 직접적인 경쟁 관계가 아닌 별개의 세그먼트로 보고 있다. 타깃 시장이 다른 만큼 LFP배터리의 고성장은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LFP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 대비 원가가 70~80%로 저렴하며 삼원계보다 안정적이다. 하지만 에너지 밀도도 70~80% 수준으로 저온 성능 저하 현상 등 단점을 지녀 그동안 중국 내수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최근 테슬라,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들이 LFP배터리를 탑재한 저가 전기차들을 출시하면서 그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도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LFP배터리 비중은 2020년 6%, 2021년 17%에서 2022년 27%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LFP배터리가 삼원계 배터리 시장을 잠식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교수는 "향후 배터리 시장이 팽창할 것이란 전망은 삼원계 배터리가 아니라 LFP배터리로 가능한 것"이라며 "LFP배터리가 전기차 부문에서 과반을 차지하며 삼원계 자체가 잠식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과거와 다르게 LFP배터리가 1회 충전주행 가능거리가 400km 가까이 나왔고 성능이 시장에서 입증되면서 보급이 폭발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면서 "삼원계 배터리는 실용적인 사용용량이 떨어져 에너지밀도를 다 쓰지 못하는데 LFP는 완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단계에서 두 제품을 경쟁 구도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배터리는 각각의 목적와 용도에 맞는 저·중·고가 시장으로 점점 세분화되면서 성장할 전망이다.

이륜차, 주행거리가 짧은 경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은 저가용 배터리가 상당 부분 사용되고 모빌리티, 로봇 등 전동화 패러다임에서는 고밀도 배터리가 필수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산 저가배터리가 한국 배터리 시장을 위협할 '게임체인저'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LFP배터리를 많이 채택하고 있다"면서도 "LFP배터리가 더 대중화될 수는 있어도 태생적으로 에너지 밀도의 한계가 있어 기존 삼원계 배터리 시장을 위협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동차 회사들은 배터리를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고자 하지만 삼원계로는 모자라 LFP도 같이 하는 것"이라며 "저온 성능 저하, 짧은 주행거리 등 LFP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하려면 자주 충전해야 하는데 전세계적으로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단기간 안에 이를 해결할 만큼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엔 어렵다"며 "이동 거리가 먼 미국 시골 같은 곳에서 LFP배터리 전기차 사용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이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CATL는 삼원계 배터리와 LFP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해 가격은 낮추고 주행거리는 향상시킨 'M3P'를 양산할 예정이다. 최근 신제품 발표회에서도 새 LFP배터리 '선싱'을 선보이고 완충 시 최대 700km까지 주행할 수 있고 10분 만에 400km 주행이 가능토록 충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LFP 대세론을 주장한 박철완 교수도 "기존 LFP가 아니라 M3P와 같은 어드밴스드 LFP가 삼원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과거에도 원가와 기술 문제 등으로 양산, 적용에 한참 걸리거나 실제 양산이 안 된 경우가 많았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시제품까지는 가능하겠지만 단가가 높아져 실제 양산까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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