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예산안]'응급실 뺑뺑이' 없애고 글로벌 R&D 지원 강화
의료 분야 '필수의료체계 강화'
24시간 소아전문상담 가능케
산업 분야 '글로벌 경쟁력 강화'
'K-ARPA-H', '보스턴-코리아 프로젝트'
보건복지부가 내년 주요 과제로 소아의료체계 구축 등 필수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을 내걸었다. 산업 육성 면에서는 '한국형 ARPA-H', '보스턴-코리아 프로젝트' 등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순방을 계기로 적극적인 연구·개발(R&D) 지원이 강화하는 모습이다.
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내년도 복지부 예산안이 29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부처 총지출은 122조4538억원으로 올해 대비 12.2% 늘었다. 정부 총지출 656조9000억원 중 18.6%를 차지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 예산 증가율은) 정부 총지출 증가율 2.8%의 4배가 넘는 높은 수준"이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과 미래를 위한 투자 등 국가가 반드시 해야 하는 분야는 제대로 과감히 투자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핵심 과제로 의료에서는 '지역 완결적 필수의료체계', 산업에서는 '바이오·디지털헬스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내걸었다.
'응급실 뺑뻉이' 없애고 24시간 어린이 진료 가능케
필수의료체계 면에서는 모든 응급 환자가 지역 내에서 신속히 최종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특히 소아의료체계를 강화한다. 악화하고 있는 국민들의 정신 건강을 고려해 사전적 예방 중심 사업도 진행한다.
최근 '응급실 뺑뺑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응급환자 이송에서는 4개 권역에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을 설치하고 중앙응급의료센터 인력을 확충해 빠르게 이송 병원을 결정해 안전히 환자를 이송할 수 있도록 한다. 전담 구급차와 닥터헬기도 각 1대씩 추가한다. 어디서든 골든타임 내에 중증응급환자 진료가 가능토록 응급의료 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도 6개 권역에서 운영한다. 또한 상시로 수술·시술이 가능케 지역 내 병원 간 순환당직체계도 강화한다. 이 같은 응급의료지원발전프로그램(546억원), 응급의료이송체계지원(257억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운영지원(236억원) 등을 위해 내년에 1039억원이 투입된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소아의료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24시간 소아상담센터, 달빛어린이병원부터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어린이공공전문병원, 암거점병원까지 단계별 소아의료체계를 구축한다. 가벼운 감기부터 소아암까지 단계별로 소아의료 체계를 만들어나간다는 구상이다. 야간·주말에도 진료를 제공하는 '달빛어린이병원' 전국 45개소의 운영비를 지원하고 언제나 전화로 의료인과 상담할 수 있는 24시간 소아전문상담센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를 위해 92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12개소로 늘리고, 기존에는 전문의 수에 따라 최대 5억원이었던 지원액을 상한 없이 전문의 1인당 1억원을 지원토록 해 원활한 전문응급진료 제공이 이뤄지도록 한다.
소아암 등 중증소아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인프라도 늘린다. 소아암 환아들이 서울까지 가지 않고 거주지 인근에서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별 거점병원 5곳을 육성한다. 이를 위해 내년 64억원의 예산이 새로 배정된다. 중증소아환자의 전문 치료를 위해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도 기존 12개소에서 2곳 늘린다. 예산 61억원이 편성됐다.
치료에 집중돼 왔던 마음건강 사업을 예방 중심으로 확대하기 위한 '전국민 마음건강투자사업'도 신설해 확대해나간다. 내년부터 중·고위험군을 시작으로 해 심리 상담 서비스가 필요한 국민 누구나 지원한다. 이를 위해 예산 539억원이 배정됐다.
美 순방 결과 구체화하나…'K-ARPA-H'와 보스턴 연계 프로젝트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와 '보스턴-코리아 프로젝트'라는 두 개의 대형 R&D 프로젝트가 주축으로 제시됐다.
내년 중 495억원이 투자되는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미국의 의료고등연구계획국(ARPA-H)를 본떠 추진된다. ARPA-H는 '혁신적 보건의료 연구체계'를 표방하며 2022년 국립보건원(NIH) 산하에 설립된 기관이다. 기존의 연구계획국(DARPA)가 했던 연구를 모델로 해 국립보건원(NIH)의 연구 혁신 강화와 산업화 신속 지원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한국형 ARPA-H는 이를 따와 신속 절차·실수 용인·다분야 연계 대규모 R&D를 내걸고 ▲보건안보 확립 ▲미정복 질환 극복 ▲바이오헬스 혁신 ▲복지·돌봄 개선 ▲필수의료 확충 등 크게 5가지의 핵심 임무가 설정될 예정이다. 보건안보 면에서는 5년 내 100일 이내 백신 개발·생산 역량을 갖추고, 10년 내에는 원인불명 감염병을 5분 내 신속 차단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식의 목표가 정해질 전망이다. 내년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총사업비 1조9314억원을 들여 국가 R&D 생산성 제고에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604억원이 들어갈 예정인 보스턴-코리아 프로젝트는 국내 우수 연구기관과 보스턴 선도 연구기관 간의 글로벌 공동연구를 통한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한다. 지난 4월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직접 방문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6월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전략회의에서 제시된 내용이다. 매사추세츠 공대(MIT) 등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가 가진 탄탄한 노하우와 연구역량에 국내 기관이 가진 풍부한 임상 데이터와 인재를 결합해 데이터 기반 융합연구, 디지털바이오 협력 저변 확대, 한국형 융합 교육 프로그램 개발, 의사 과학자 양성 등이 가능하리란 기대다.
이 같은 대규모 R&D 프로젝트를 신규 도입하는 등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R&D 투자금액은 7801억원으로 전년 대비 834억원이 증액된다. 이외에도 글로벌 진출 지원을 위한 액셀러레이터 플랫폼 구축에 77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최근 국내 산업계에서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세계보건기구(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 양성 허브로서 백신·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 교육 훈련을 제공하는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를 조성한다. 여기에는 59억원이 투자될 계획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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