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쳐도, 못 뛰어도 뽑았다…클린스만호 공격진 딜레마
한국축구대표팀이 ‘공격진 리스크’를 안고 9월 A매치 원정 2연전에 나선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다음달 영국에서 치를 A매치 두 경기에 나설 25명의 명단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대표팀은 오는 4일 소집과 동시에 출국해 8일 오전 3시45분 영국 카디프에서 웨일스를, 13일 오전 1시30분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각각 상대한다.
평가전이지만 의미가 적지 않다.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아시안컵 본선(내년 1월 카타르)을 앞두고 유럽 팀와 아시아의 강호를 상대로 경쟁력을 점검할 찬스다. 뿐만 아니라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이어지는 A매치 무승(4경기 2무2패)의 부담스런 고리를 끊을 기회이기도 하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복귀한 수비진에 비해 견고함이 떨어지는 공격진이 변수다. 지난 6월 A매치 평가전과 동일한 선수들로 공격진을 구성했는데, 주장 겸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제외한 나머지 주축 멤버들의 컨디션이 일제히 바닥을 찍었다.
플레이메이커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허벅지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된 가운데 대표팀에 부름을 받은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조규성(미트윌란)은 허벅지를 다쳤다. 오현규(셀틱)는 종아리 부상으로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 하고 있다.
스트라이커 황의조(노팅엄 포레스트)와 미드필더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은 부상이 아니지만, 올 시즌 경기를 뛰지 못해 실전 감각에 의문 부호가 붙었다. 황의조는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황인범은 이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단과 갈등을 빚어 출전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상 중인 선수들의 소속팀과 소통하며 정확한 상태와 경과 확인을 마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하자마자 A매치에 나서는 선수들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혹여 A매치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해당 선수들의 컨디션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면 향후 회복에 더 긴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K리그 지방 구단 감독은 “K리그1 무대에서 세 시즌 연속 득점 1위를 질주 중인 주민규(울산)를 비롯해 득점 3위 나상호(서울), 최근 4경기에서 3골을 몰아친 이승우(수원FC) 등 컨디션이 좋은 국내파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은 건 아쉽다”면서 “대표팀 공격진이 줄부상인 상황에서도 국내파를 외면한다면 ‘클린스만 감독이 K리그에 관심이 없다’는 오해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9월 A매치 맞대결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29일 이탈리아 출신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전 맨체스터 시티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 계약기간은 오는 2027년까지 4년이며,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연봉은 최대 3000만 유로(4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치니 감독이 취임 일성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27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안기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의 평가전은 물론, 아시안컵 우승 경쟁이 더욱 주목 받게 됐다. 한국은 지난 1956년과 1960년에 열린 1·2회 대회 정상에 오른 이후 우승 이력을 추가하지 못 하고 있다.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월 200만원 챙긴 ‘왕의 DNA’…교육부 5급 부모는 왜 속았나 | 중앙일보
- 건망증 60대女 뇌 속에 8㎝ 벌레 '꿈틀'…"세계 첫 충격 감염" | 중앙일보
- "브라 속 망치 품고 다녔다"…남극기지 여성 정비공 고백, 무슨일 | 중앙일보
- "커뮤니티 '여성 조롱 문화'의 무서운 결과" 男 1만명 충격연구 | 중앙일보
- "소주 2병요? 1병만 드세요"…암 환자에도 금주 안 권하는 명의 | 중앙일보
- "오염수로 라멘이나…" 도쿄전력에 中스팸전화 무려 6000통 | 중앙일보
- 중국 '35세의 저주'…"명문대 나왔지만 승려도 떨어졌다" [세계 한 잔] | 중앙일보
- "샤넬 도박 대박났다"…패션 모르는 인도계 그녀, CEO 되고 한 일 | 중앙일보
- 훌쩍 큰 딸 주애 데리고 나온 김정은 "한미일 깡패 우두머리들" | 중앙일보
- '선행 아이콘' 100만 유튜버의 몰락…도박 빠져 100억대 사기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