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딸 데리고 "한미일 정상은 깡패 우두머리"

장희준 2023. 8. 2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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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만에 딸 주애를 데리고 나타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일 정상을 겨냥해 "깡패 우두머리"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2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북한 해군절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찾은 자리에서 "얼마 전에는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깡패 우두머리들이 모여 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군사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그 실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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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주애 데리고 해군사령부 현지지도 나서
한미일 북핵 공조에 경계심 드러낸 김정은
'대한민국' 첫 지칭…"전쟁준비 완성 총력"
정부 "2국가론 아냐, 조롱 의미 담긴 선동"

100일 만에 딸 주애를 데리고 나타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일 정상을 겨냥해 "깡패 우두머리"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특히 처음으로 우리를 '대한민국'이라 지칭하기도 했다. 최근 한·미·일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첫 단독 정상회의를 통해 연합훈련 정례화 등 안보 공조를 강화하기로 한 것에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북한 해군절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찾은 자리에서 "얼마 전에는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깡패 우두머리들이 모여 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군사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그 실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현지지도에는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에 딸 주애도 동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해군절 맞아 해군사령부 찾은 북한 김정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한·미·일 정상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정상회의에서 '3자 협의에 대한 공약' 등을 채택한 바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인태 지역의 위기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이러한 3국 공조에 대한 비난을 제기한 적은 있었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것은 처음이다. 그가 남측을 '대한민국'이라 부른 것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적대 세력들의 무모한 대결 책동으로 지금 조선반도 수역은 세계 최대의 전쟁 장비 집결수역, 가장 불안정한 핵전쟁 위험수역으로 변해버렸다"며 "조성된 현 정세는 우리 해군이 전쟁준비 완성에 총력을 다해 상시적으로 임전태세를 유지하며 유사시 적들의 전쟁의지를 파탄시키고 최고사령부의 군사전략을 관철할 수 있게 준비될 것을 요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해군사령관으로부터 작전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영해방위와 혁명전쟁 준비라는 자기의 역사적 사명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강력한 주체적군종집단으로 진화시켜 나가는 것을 해군 무력 앞에 나서는 지상의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쟁에서 주도권을 쥐고 적을 압도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전술적 방침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해군절 맞아 딸 주애와 함께 해군사령부 찾은 북한 김정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정은의 친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비롯해, 북한은 지난달부터 공식 석상에서 우리나라를 국호 '대한민국'으로 지칭하고 있다. 표현을 아예 바꾼 것은 아니고 '남조선'과 혼용하기도 한다. 일각에선 북한이 북측 주도의 통일을 포기하고 '2국가론'으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정부는 '조롱의 의미를 담은 선전·선동'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존중의 의미가 아니라 조롱의 의미이고, 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남쪽에 상당한 혼란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상당히 가성비가 높은 선전·선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남북관계에서 얻을 것이 없다고 보고 거리를 두고 있다"며 "남측을 미북관계에 종속된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4일 '군사정찰위성'이 탑재됐다고 주장하는 우주발사체 발사에 또 실패했다. 올해 5월에 이어 석 달 만에 시도한 재발사까지 어그러지면서, 김 위원장이 체면을 단단히 구긴 상황이다. '핵무력체계 완성'의 핵심으로 꼽히는 정찰위성의 연이은 실패로 지도부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북한은 오는 10월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로 3차 발사에 나설 전망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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