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연기금 5개월째 ‘팔자’…하반기 순매수 1위는 NAVER
삼성전자 가장 많이 팔아…아모레퍼시픽·대한항공 등은 매수
주식시장의 '큰 손'인 연기금이 최근 5개월 연속 주식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에만 해도 유효했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2분기를 거치며 사그라들자 '팔자'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집계된 연기금 월별 거래 실적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5개월 연속 매도가 우세했다. 이 기간에 연기금은 총 2조510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월별 순매도 규모를 살펴보면 4월(2240억원), 5월(3470억원), 6월(7840억) 등 2분기를 거치면서 순매도 규모가 계속 커졌다. 이달에도 7460억원(8월1~28일 누적)을 팔아치웠다.
연기금이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로, 올 들어 총 9460억원을 순매도했다. 2021년 1월 '10만전자'의 문턱까지 갔던 삼성전자 주가가 약 2년간 부진하다 지난 상반기 반등하자 매도해 비중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이어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두 배 이상으로 뛴 POSCO홀딩스가 삼성전자에 이어 연기금 순매도 2위(7420억원)에 올랐다. SK(2160억원), 에코프로(2120억원), 메리츠금융지주(2110억원) 등도 연기금이 많이 팔아치운 종목 상위권에 올랐다.
연기금은 지난 1월과 3월에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도 오름세를 보였고, 무엇보다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살아있었던 시기다. 하지만 2분기를 거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여전한 고물가를 우려하며 매파적 성향을 유지하자 주식 비중을 줄이며 보수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 투자자 전체로는 올해 12조3330억원치를 팔아치웠다. 지난 상반기 역대급 매수 기조를 나타냈던 외국인 투자자도 하반기 들어서는 매도세(7월3일 이후 누적 3640억원)로 돌아선 상태다.
결국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들의 주식 비중 확대 시기는 물가와 금리 등 거시경제 지표의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Fed의 핵심적인 관심사는 인플레이션이며, 물가 목표에 부합하는 수준까지 통화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 확인된 만큼 이번 잭슨홀 미팅은 그 자체로 매파적이었다"면서도 "다만 금융시장이 지난해 급격한 충격을 받았던 상황에 대비해 앞서 주요 가격 변수가 선반영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거나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의 경우 수급에 대한 부담이 상존하는 만큼 이번 잭슨홀 미팅과는 별개로 추가적인 변동성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기금이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에서 포지션을 축소하면서도, 종목별 차별화된 매수세는 유지하는 모습이다. 올해 하반기(7월3일 이후 누적 기준) 들어 연기금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네이버(NAVER)로, 총 225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2년 동안 주가가 부진했던 네이버는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네이버가 개최한 하이퍼클로버X 콘퍼런스에 대해 "단순히 기술 설명에 국한되지 않고 생성형 AI 관련 수익 창출 방안과 검색, 쇼핑 등 기존 서비스를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비교적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남은 관건은 성능"이라며 "청사진을 실제로 완성시켜 나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성능의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유커(중국인 관광객) 방문을 재개하기로 결정하면서 아모레퍼시픽(1080억원), 대한항공(1050억원), 호텔신라(910억원), 현대백화점(590억원) 등 화장품 및 호텔, 항공, 면세 관련 종목들도 연기금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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