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尹 "홍범도 항일공로 인정, 육사보다 독립기념관서 기려야"
윤석열 대통령이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과 관련해 “홍범도 장군은 항일 무장투쟁을 이끈 독립운동가이기에 그 공로를 당연히 인정해야 한다”며 “다만 지금의 육사보다는 독립기념관 같은 곳에서 기리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여권 핵심 관계자가 28일 전했다.
이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 흉상 문제를 두고 여야 공방이 거세지자 이날 가까운 참모들에게 “독립운동의 공적은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하나, 우리 군의 확고한 대적관(對敵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현재 육사 충무관 앞에는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이 설치돼 있는데 국방부가 최근 이들에 대한 흉상 이전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됐다.
특히 홍범도 장군은 1920년 봉오동·청산리 전투의 주역으로, 항일무장투쟁을 상징하는 인물인 동시에 1921년 독립군 간 주도권 다툼으로 벌어진 '자유시 참변'에 관여하는 등 논란이 됐었다. 특히 보수진영에서는 그가 1922년 소련군 대위로 활동하고,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전력을 지적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독립운동의 공적과 그 전후 과정에서의 행적 모두를 균형 있게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육사보다는 오히려 일반인의 접근성이 높은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게 타당하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1945년 해방 이듬해인 1946년 설립된 육군사관학교는 1950년 6.25 전쟁 당시 육사 생도가 참전하면서 임시 폐교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여권 내에선 문재인 정부 책임론도 나온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직후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군·광복군을 우리 군의 출발점으로 제대로 교육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이듬해 홍범도 장군 등의 흉상이 제작돼 육사에 설치됐고, 육사 필수과목이었던 ‘6·25 전쟁사’가 선택과목으로 바뀌기도 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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