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로 라멘이나…" 도쿄전력에 中스팸전화 무려 6000통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뒤 도쿄전력에만 중국발 스팸 전화 6000여 통이 걸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장난 전화를 거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공유하는 게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유행으로 자리잡으면서 라멘 가게 등 음식점과 병원·휴게소 등에도 이런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도쿄전력에만 6000통…대부분 中 국가번호 ‘86’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28일 처리수(오염수의 일본 명칭) 방출이 시작된 24일부터 27일까지 중국발로 추정되는 전화가 6000통 이상 걸려왔다고 밝혔다.
중국발 국제번호로 걸려온 전화만 6000여통으로, 그 외 국가에서 걸려온 전화도 일부 있었다고 도쿄전력은 전했다.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오염수 방출 이후 도쿄전력을 비롯한 공공시설과 후쿠시마현에는 중국발 장난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후쿠시마시는 24일부터 나흘간 시청과 초등학교·중학교 등 공공기관에 770여건의 스팸 전화가 걸려왔다고 밝혔다. 이중 761건이 중국 국가번호인 ‘86’번으로 걸려왔다.
전화 건수는 오염수 방류 다음 날인 지난 25일이 40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튿날 227건, 지난 27일 87건 등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中 SNS에서 유행…라멘집에 “오염수로 라멘 만들라”
후쿠시마 현내 여관이나 휴게소, 병원이나 약국 등에도 스팸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우치보리 마사오(内堀雅雄) 후쿠시마현 지사는 이날 후쿠시마 부흥재생협의회에서 이같은 피해를 밝히며 “원만하게 업무를 진행하지 못하는 건 문제”라고 호소했다.
중국 SNS에서는 일본 정부 기관, 방송국 등으로 전화를 걸어 “(오염수가) 깨끗하다면 직접 마셔 보라”거나 “왜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나”라고 항의하는 모습을 찍어 올린 동영상이 다수 게시되는 등 스팸 전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 중국 네티즌은 NHK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번역기와 TTS(text to speech) 기능을 이용해 “당신은 어제 처리수를 마셨나. 맛있었나”라고 묻는 영상을 틱톡에 게재하기도 했다.
음식점에도 스팸 전화가 이어져, 도쿄 아사쿠사의 한 라멘 가게에 걸려온 전화만 1000여통에 이른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ANN뉴스가 일본 사이타마현의 한 라멘 가게에 걸려온 번호로 회신해 전화한 이유를 묻자 상대방은 “오염수로 라멘을 만들어줬으면 해서 전화했다”고 답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스팸 전화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단에게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중국 측에 중국 국민들의 냉정한 대응을 촉구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측에 전문가들의 과학적인 의견 교환을 “모든 기회를 통해 요청해왔다”면서 “이런 자리가 마련되지 않은 채 (일본 대사관에) 투석 등이 행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외무성 오카노 마사타카(岡野正敬) 사무차관은 이날 우장하오(呉江浩) 주일 중국 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스팸 전화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중국 측의 대응을 촉구했다.
이에 우장하오 대사는 거꾸로 “재일 중국 대사관에도 일본 국내에서 대량의 스팸 전화가 오고 있다”고 주장하며 중국 기업과 관광객의 안전을 보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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