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뉴욕의 에어비앤비, 규제와 불만 사이
갈수록 늘어나는 에어비앤비를 통제하기 위해 오래 싸워온 미국 뉴욕시에서 드디어 다음주부터 단속에 들어간다. 새로 바뀐 법에 따르면 집주인은 자기가 거주하는 집의 방을 에어비앤비에 내놓을 수는 있지만, 손님이 머무는 동안 반드시 같은 집에 머물러야 한다. 방 임대는 할 수는 있지만, 집, 아파트 전체를 한 달 이내로 임대하는 건 불법이다. 여러 채를 소유하면서 사실상의 호텔처럼 방을 임대하는 기업 형태는 금지하는 것이다.
이런 규제의 배경에는 손님을 잃게 되는 호텔업계의 로비와 전 세계에서 몰려오는 관광객들과 함께 살아야 하는 뉴욕 시민들의 불만이 있다. 이 밖에도 가뜩이나 높은 뉴욕시의 월세가 에어비앤비를 사업으로 하는 사람들 때문에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는 주장이 있다. 에어비앤비로 나오는 객실이 1% 증가할 때마다 월세가 평균 1.6%씩 증가한다는 수치도 있다. 월세로 나온 방보다 에어비앤비에 단기 임대로 나온 방이 많다는 통계도 나왔다. 관광객이 주민을 몰아내는 셈이다.
하지만 뉴욕시의 통계가 다른 도시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건 아니라는 반론도 많다. 사람 중에는 월세나 모기지를 감당하기 힘들어 어쩔 수 없이 에어비앤비를 통해 수입을 보조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여객기 조종사, 승무원처럼 집을 자주 비워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 빈집을 활용하는 방법도 된다.
뉴욕시의 조치로 뉴욕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불만도 크다. 집을 통째로 빌릴 수 있는 에어비앤비는 대가족이 함께 여행하면서 호텔방을 여러 개 잡아야 하는 불편을 없애주었는데 앞으로 뉴욕시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돈을 주고 호텔에 묵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관광객에게는 투표권이 없다. 이번 결정은 어디까지나 뉴욕 유권자들의 선택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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