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무소불위 공영방송, 구조·체질 획기적 개혁할 것”
“털 하나, 머리카락 하나 병들지 않은 게 없다.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반드시 나라가 망할 것이다.” 이동관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28일 오전 방통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다산 정약용 선생이 쓴 『경세유표』 서문의 ‘일모일발무비병이(一毛一髮無非病耳), 급금불개필망국(及今不改必亡國)’을 인용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위원장의 발언은 거침없었다.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부터 ‘공영방송 정상화’를 개혁 과제 1순위로 내세운 그는 취임사를 통해 “공영방송 구조와 체질을 획기적으로 개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영방송은 상업적 운영 방법과 법적 독과점 구조의 각종 특혜를 당연시하면서도 노영방송이란 이중성으로 정치적 편향성과 가짜뉴스 확산은 물론, 국론을 분열시켜 온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온 공영방송이 국민의 선택과 심판이라는 견제 속에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치권에선 “공영방송 지각변동 수준의 개혁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YTN 공기업 보유 지분 매각 공고가 이르면 이번 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권에선 올 연말 재허가 심사를 앞둔 KBS 2TV의 민영화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이 위원장의 첫 공식 업무도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였다. 이 위원장이 취임식 직후 주재한 전체회의에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김성근 전 MBC 방송인프라본부장을 선임하는 안건이 처리됐다. 해임 절차가 진행 중인 김기중 이사를 대신해 추후 새 보궐이사까지 임명되면 야권 우위였던 방문진 이사회의 구도는 여권 우위로 재편돼 MBC 사장 교체가 가능해진다. EBS 보궐이사로 강규형 전 KBS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도 통과했다. 이와 별개로 여권 우위로 재편된 KBS이사회는 30일 이사회에 김의철 사장 해임 제청안을 상정하고 본격적인 경영진 교체 작업에 착수한다.
네이버·다음 등 대형 포털사이트에 대한 규제 강화도 예상된다. 이 위원장은 “포털과 SNS 등에서 유통되는 가짜뉴스와 이로 인한 선동은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 요소”라며 “포털에 의한 뉴스 등 독과점 횡포를 막아 황폐해진 저널리즘 생태계의 복원과 소비자의 권리 보장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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