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패 찍고 7위로 밀린 롯데, 서튼 감독 중도하차

고봉준 2023. 8. 2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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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롯데 자이언츠의 래리 서튼 감독(오른쪽). [사진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래리 서튼(53·미국) 감독이 28일 물러났다. 롯데 구단 측은 이날 “최근 건강이 좋지 않은 서튼 감독이 물러날 뜻을 밝힘에 따라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롯데와 서튼 감독의 계약 기간은 올 시즌 말까지였다.

자진 사임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자의 반 타의 반’의 사퇴다. 2021년 5월 허문회 감독이 경질되면서 롯데를 맡은 서튼 감독은 최근 7연패를 당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난해 8위에 머문 데 이어 올 시즌에도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리더십이 흔들렸다. 특히 6월에는 서튼 감독과 일부 코치가 선수단 운영을 놓고 대립했다는 이야기까지 밖으로 흘러나왔다. 당시 서튼 감독은 “구단 차원에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코칭스태프 개편을 결정했다. 다른 문제는 없다”고 말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거의 없었다.

롯데는 이때부터 흔들렸다. 전반기에 롯데가 최하위권으로 떨어지면 대규모 보직 개편이 있을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롯데가 전반기를 5위로 마치면서 소문이 잦아드는가 했지만, 결국 후반기 7연패 끝에 7위까지 밀려나자 서튼 감독은 옷을 벗었다.

2005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뛰면서 홈런왕을 차지했던 서튼 감독은 2019년 10월 성민규 단장의 러브콜을 받고 롯데 2군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후 1군 감독을 맡아 2023년 말까지 계약을 연장했지만, 결국 이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허문회-서튼 체제가 연달아 실패하면서 둘을 데려온 성민규 단장의 입지도 흔들리게 됐다.

롯데는 이날 이종운 수석코치를 1군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부산 출신으로 경남고-동아대를 나온 이 감독대행은 1989년부터 1997년까지 롯데의 주전 외야수로 활약했다. 2015년에는 1년간 롯데 1군 감독도 맡았다.

이 감독대행은 “서튼 감독님께서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는 눈치였다. 그러면서 건강이 나빠졌다”며 “마음이 편치 않다. 모든 책임이 감독님께 돌아가는 모양새는 옳지 않다고 본다. 결국 우리가 잘 모시지 못한 것 아닌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책임을 느껴야 한다. 선수들을 다독이면서 남은 경기를 잘 치르겠다”고 밝혔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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