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대사관에 벽돌 투척…오염수 방류로 외교당국 충돌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이후 중국에서 반일 감정이 거세지고 있다. 일본대사관 등에 돌을 던지는 등 반일 행동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일본 정부가 주일 중국대사를 초치하자 중국 정부는 오염수 배출을 중단하라고 맞서며 외교 갈등으로 확산할 조짐도 보인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지난 24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 있는 일본인학교에 돌을 던진 중국인이 공안당국에 구속됐다. 같은 날 베이징에 있는 주중 일본대사관 부지 안으로도 벽돌 조각이 던져진 사실이 확인됐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전했다. 직원 부상이나 시설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칭다오 일본 총영사관 인근에서는 일본인 비하 문구를 담은 낙서가 발견됐다. 이튿날(25일)에는 장쑤성 쑤저우에 있는 일본인학교에 계란 여러 개가 날아들었다.
온라인에는 일본 제품 불매를 독려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온다. 특히 일본산 화장품 업체를 정리한 ‘불매 리스트’가 만들어져 공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단체여행 예약 취소 현상도 속출하고 있다.
NHK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인들이 일본인학교에 돌을 던지거나 일본으로 항의 전화를 거는 등 반일 움직임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중국 측에 전문가들간 과학적인 의견 교환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자리가 마련되지 않은 채 유감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주일 중국대사를 초치했다.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를 도쿄 외무성으로 불러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조치는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하지 않아 지극히 유감”이라고 항의하며 수입 규제를 철폐하라고 요구했다. 중국발 항의 전화에 대해서도 “매우 유감”이라고 항의했다. 후쿠시마시청과 도쿄 에도가와구 공공시설 등지에는 오염수 방류 이후 중국에서 항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인학교 투석 행위에 관한 일본 기자 질문에 “중국은 법률에 따라 재중 외국인의 안전과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한다”면서 “국제사회 반대를 무시하고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일본의 행태에 이웃 국가들과 국제사회가 비판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초치를 당한 주일 중국대사관은 이례적으로 우 대사 발언을 공개하며 맞섰다. 우 대사는 “일본 주재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이 일본 국내에서 온 대량의 ‘소란 전화’를 받았다”며 오히려 중국 공관이 피해를 입었다고 일본에 항의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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