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 식사는 잊자…e스포츠 대표팀, 항저우선 어떻게 대비할까
KeSPA, 게임 환경, 식사, 베이스 캠프 등 이번에는 만반의 준비 갖춰
이젠 식빵으로 식사할 일은 없다.
한국e스포츠협회(KeSPA)는 28일 서울특별시 시청 신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표팀 출정식을 진행했다.
지난 2018년에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 종목이 시범 경기로 운영된 바 있는데, 이번 대회에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도타2’ ‘리그오브레전드(LoL)’ ‘몽삼국 2’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 파이터 5’ ‘왕자영요’ ‘FIFA 온라인 4’ 등 총 7개의 e스포츠 종목이 채택됐으며, 이중 한국은 LoL,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 파이터 5, FIFA 온라인 4 등 4개 종목에서 총 15명의 선수와 4명의 코치가 나선다.
이번 대표팀의 가장 큰 화두는 ‘준비 과정’이다.
5년 전에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는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준비 과정에 미흡했던 탓에 제대로 된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 채 식빵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기도 했다.
지난 대회에서 시행착오를 겪은 KeSPA는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동분서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김철학 KeSPA 사무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는 시범 종목이라 여러 가지 부분에서 열악했다. 이번에는 정식 종목인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라면서 “일단 선수들은 아시안게임 선수촌에 공식으로 입촌한다. (선수촌은) 도핑 때문에 외부 음식 반입이 어렵지만, 주경기장 5분 거리 최고급 호텔에 베이스 캠프를 차린다. 선수들은 베이스캠프 안에서 충분히 쉬고 한식 등을 자유롭게 먹을 수 있도록 해 놨다. 준비를 할 수 있게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준비 과정도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 5 대표팀을 이끄는 강성훈 감독은 “항저우를 미리 가서 여러 스태프들을 만나서 얘기할 기회가 있다. 현지 사정이나 기계 스펙, 여러 가지 정보들을 얻어왔다. 대회가 PC로 진행되는 것도 확인했다. 우리가 파악한 정보들이 경기장에 그대로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지만, 해당 부분을 먼저 경험을 쌓아서 진행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트리트 파이터 5는 유저 부족에 속앓이를 겪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아시안 게임이 1년 연기된 상황에서 지난 6월 새로운 시리즈인 ‘스트리트 파이터 6’가 출시되기도 했다.
강 감독은 “대부분의 유저들이 스트리트 파이터 6로 넘어간 상태다. 각종 대회도 새로운 시리즈로 진행되고 있다”라면서 “다른 국가 선수들도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우리는 기존에 알고 있는 게이머들에게 스파링 파트너를 요청을 해놨다. 2차 훈련 합숙이 진행되는 동안 스파링 파트너들과 꾸준히 스트리트 파이터 5 플레이를 꾸준히 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오는 9월 3차 합숙 때도 많은 플레이어들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해당 친구들과 함께 스파링을 하면서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이라 제약이 있겠지만, 최대한 많은 인원들과 준비하며 감을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아예 새로운 모드로 대회가 진행된다. 기존 게임인 배틀로얄 방식으로 겨루는 것이 아니라, 아시안 게임을 위해 별도로 개발된 버전으로 진행한다. 아시안 게임 버전은 레이싱과 사격이 결합된 방식으로 진행된다. 트라이애슬론과 흡사하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대표팀의 윤상훈 감독은 “기존 리그에서 하던 플레이 아니다. 대인 사격이 금지된 새로운 모드다. 스크림이나 연습 상대를 구하는 것도 상당히 어려웠다”라면서 “협회를 통해서 지금 연습 팀을 구성해놓은 상태다. 연습 팀이 이번 대회가 끝날 때까지 스파링 상대로 연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배틀그라운드는 PC 플레이가 아닌 모바일 기기로 진행된다. 특히 중국에서 제작한 스마트폰으로 대회를 치르다 보니, 해당 기기를 구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행히 협회를 통해 지원을 받아서 선수들이 공식 기기를 통해 연습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로드 투 아시안 게임’ 대회를 참가해서 감각도 깨웠다. 충분히 준비만 더 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최근 리그가 종료된 LoL은 오는 30일부터 본격적인 합숙을 통해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정균 LoL 대표팀 감독은 “합숙 이후에 스크림 팀들은 잡아 놓은 상태”라면서 “PC, 모니터, 책상, 의자 등은 협회에 최대한 대회에서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게 맞춰달라고 요청했는데, 협회가 준비를 잘 해주셨다. 아시안 게임 대회에 오전 경기도 있는데, 대회가 다가오면 컨디션을 맞춰서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번 대회에 참가했던 LoL 팀의 주장 ‘페이커’ 이상혁은 “식빵을 먹으며 하루 한 끼 버텼던 전과를 다를 것”이라며 “더 많은 노력을 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외에도 협회는 대규모 진행에 낯선 일부 종목 선수들을 위해 다음달 6일 핸드볼 경기장에서 특별 공간을 준비해 선수들의 현장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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