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민재' 이한범, 미트윌란과 4년 계약…"A대표팀 합류+우승 트로피 목표" [오피셜]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어린 수비수 이한범이 조규성이 뛰고 있는 덴마크 미트윌란으로 이적하면서 유럽에 진출했다.
덴마크 수페르리가(1부리그) 미트윌란은 28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1세 센터백 이한범은 미트윌란과 4년 계약을 맺으면서 FC서울에서 미트윌란으로 이적했다"라고 발표했다.
2002년생 어린 수비수 이한범은 2021년 K리그를 대표하는 빅클럽 FC서울에서 프로 데뷔해 지난 3년 동안 총 51경기를 소화했다. 키 188cm에서 나오는 탄탄한 신체와 제공권이 장점으로 꼽히고,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미드필더로 뛰었기에 볼을 다루는 기술도 수준급이다.
10대 때부터 주목을 받았던 이한범은 당시 김정수 감독이 이끌던 대한민국 17세 이하 대표팀에도 발탁돼 2019 FIFA(국제축구연맹) U-17 브라질 월드컵에도 참가했다. 한국은 1987년과 2009년에 이어 통산 3번째로 대회 8강에 올라가 첫 준결승 진출을 노렸지만 멕시코한테 0-1로 패해 8강에서 대회를 마무리했다.
U-17 월드컵 때 이한범은 조별리그에서 세계적인 축구 강호 프랑스한테 1-3으로 패했지만, 아이티와 칠레전에선 각각 2-0, 2-1 승리에 일조하면서 대표팀을 16강으로 진출시켰다. 16강에선 아프리카 특유의 막강한 피지컬을 앞세운 앙골라를 상대로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주면서 1-0 승리를 이끌었다.
U-17 월드컵과 FC서울에서 경험을 쌓고, 기량을 키워온 이한범은 오는 9월 23일에 개최되는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 명단 22인에 포함됐다.
점점 이한범이 대한민국 수비의 미래로 거듭나고 있는 가운데 이한범의 성장세와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미트윌란은 2023 여름 이적시장이 종료되기 전에 영입을 추진했다.
오는 9월 2일에 문을 닫는 이적시장 마감일을 앞두고 미트윌란은 빠르게 FC서울과 합의를 마쳐 이한범 영입에 성공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 4년 계약이며, 이적료는 150만 유로(21억 5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덴마크로 출국한 이한범의 메디컬 테스트와 계약서 작성까지 모두 마친 미트윌란은 곧바로 영입을 발표했다. 스벤 그라베르센 미트윌란 스포츠 디렉터는 "이한범은 지난 1년 동안 한국 최고의 리그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젊은 선수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이한범은 신체적으로 강하고, 운동 능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몸싸움에도 능하고, 힘을 쓰는 것과 경기를 읽는 능력도 모두 능숙하다"라며 "동시에 그는 경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공격형 수비수(Ball Playing Defender)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큰 꿈을 갖고 있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걸 알고 있는 겸손한 청년을 상대하고 있다"라며 "이제 이한범은 선수단에 합류해야 하며, 우린 그의 빠른 발전을 이끌어 한국에서 유럽 축구로 옮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미트윌란에 입단해 생애 첫 유럽 무대에 진출한 이한범도 "유럽과 미트윌란에 오게 돼 기쁘다. 이제 내게 중요한 건 경기장에서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기쁨과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난 팀의 여러 경기를 봤고, 공격적이고 활동적인 플레이 스타일 때문에 미트윌란으로 이적하는 게 매력적으로 느꼈다"라며 "내 꿈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이고, 여기 클럽에서는 트로피를 획득하는 것이 목표다. 이게 나의 분명한 내년 목표이다"라고 전했다.
이한범의 미트윌란 이적은 한국 축구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어린 선수가 유럽에 진출했을 뿐만 아니라 이한범이 향한 미트윌란엔 이미 대한민국 공격수 조규성이 있기 때문이다.
K리그1 전북 현대에서 활약한 조규성은 지난달 11일 미트윌란으로 이적하면서 유럽 무대에 첫발을 내밀었다. 미트윌란은 전북에 이적료 300만 유로(약 43억원)를 지불하면서 조규성과 5년 계약을 체결했다.
2022시즌 K리그1에서 리그 17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을 차지한 조규성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태극마크를 달고 H조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에서 멀티골을 뽑아내면서 유럽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렸다.
지난 1월 겨울 이적시장 때도 유럽의 관심을 받았던 조규성은 수월한 적응을 위해 여름 이적을 택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구애를 펼친 미트윌란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했다.
미트윌란은 조규성 영입을 위해 구단 역대 이적료 기록을 새로 쓰기로 결정했다. 선수 한 명을 데려오는데 수백억씩 쓰는 여타 유럽 클럽들과 달리 미트윌란은 지금까지 이적료 지출 역대 1위가 지난해 여름 500만 유로(약 71억원)에 영입한 오른쪽 위어 안데르스 드레이어였을 정도로 재정이 풍족한 팀이 아니다.
조규성을 영입하는데 쓰인 300만 유로(약 43억원)는 구단 역대 이적료 지출 순위 5위에 해당되는 기록으로, 그만큼 미트윌란이 조규성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규성은 합류하자마자 구단의 기대에 부응했다. 많은 걱정과 기대 속에서 미트윌란 유니폼을 입은 조규성은 적응기가 무색하게 지난달 22일 2023/24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개막전 흐비도브레전에서 후반 10분에 헤더 결승골을 터트렸다.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린 조규성 활약상에 힘입어 미트윌란은 개막전에서 1-0 신승을 거뒀다.
조규성은 이후 리그 2라운드 실케보르와의 홈경기에서도 스코어 2-0을 만드는 쐐기골을 터트리며 리그 2경기 연속골을 달성했다. 1-0으로 앞서던 전반 추가시간 크리스토페르 올손이 찔러준 패스를 받아 골문 구석을 향한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조규성의 기세는 멈출 줄을 몰랐다. 지난 6일 리그 3라운드 륑비BK 원정 경기에서 조규성은 후반 35분 늦은 시간에 교체로 투입됐음에도 후반 추가시간 멋진 침투 이후 골망을 흔들면서 리그 3경기 연속골을 달성했다. 최근 15년 동안 미트윌란 선수가 데뷔하자마자 3경기 연속골에 성공한 건 조규성이 최초이다.
지난 18일엔 5-1 대승으로 끝난 키프로스 클럽 AC오모니아와의 2023/24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3차 예선 2차전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유럽대항전 첫 골도 터트렸다.
조규성이 합류하자마자 팀의 핵심 공격수로 자리 잡은 게 영향을 준 걸까. 미트윌란은 이적시장이 끝나기 전에 또 한 명의 한국 선수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조규성에 대한 질문에 이한범은 "개인적으로 알고 있지는 않지만 몇 번 대결한 적이 있다"라며 "난 조규성의 K리그 경력을 알고 있으며, 같은 팀에서 뛰는 건 정말 멋질 것이다. 우리가 가까운 팀 동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미트윌란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한범은 등번호 3번을 받을 것이며, 곧바로 영어 수업도 진행하게 될 거라고 알렸다. 마침 등번호 3번은 주전 수비수를 상징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핵심 수비수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등번호이기에 이한범에 대한 기대는 점점 커졌다.
또 한 명의 '코리안 리거'가 탄생한 가운데 이한범이 조규성과 함께 미트윌란 핵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선수로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미트윌란 SNS, 홈페이지,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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