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서 경찰 추락사…"운동 모임" 일행은 필로폰 양성

이영근 2023. 8. 2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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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경찰관 A씨가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 뉴스1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찰관이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런데 추락사 조사 과정에서 해당 경찰관과 동석한 일행 중 일부가 마약을 투약한 정황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27일 오전 5시쯤 용산구 효창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찰관 A(30대·남)씨가 추락해 사망했다고 28일 밝혔다. 숨진 A씨는 강원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장으로 확인됐다. 소속 경찰청에 ‘관외 여행’을 신청한 뒤 상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아파트 안에서는 A씨를 포함해 일행 8명이 모임을 진행 중이었다. 일행 중 1명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그들을 상대로 A씨의 사망 경위에 대해 따져물었다. 이들은 경찰에 “운동 동호회 멤버로 모였다”며 “A씨가 창문을 열고 투신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동석자 7명 가운데 A씨 외에 다른 경찰관이나 공무원은 없었다. 이들이 모였던 아파트는 일행 중 1명의 주거지였다.

조사를 벌이던 경찰은 일부 동석자의 움직임과 말투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해 마약류 소변 간이시약 검사도 실시했다. 검사 결과, 7명 가운데 일부에게서 엑스터시·필로폰·케터민 등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검사를 거부한 나머지 일행에 대해서도 마약 투약 여부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주사기를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다만, 현장에서 압수된 마약은 없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참석자 일부가 마약류를 투약한 정황이 발견된 만큼, 마약류 정밀감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숨진 A씨가 마약을 투약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고인이 된 만큼, 부검을 실시한 뒤 알 수 있다. 29일 부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가 추락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경위 및 범죄와의 개연성 여부를 다각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추가 진술을 확보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영근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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