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서 경찰 추락사…"운동 모임" 일행은 필로폰 양성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찰관이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런데 추락사 조사 과정에서 해당 경찰관과 동석한 일행 중 일부가 마약을 투약한 정황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27일 오전 5시쯤 용산구 효창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찰관 A(30대·남)씨가 추락해 사망했다고 28일 밝혔다. 숨진 A씨는 강원경찰청 기동대 소속 경장으로 확인됐다. 소속 경찰청에 ‘관외 여행’을 신청한 뒤 상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아파트 안에서는 A씨를 포함해 일행 8명이 모임을 진행 중이었다. 일행 중 1명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그들을 상대로 A씨의 사망 경위에 대해 따져물었다. 이들은 경찰에 “운동 동호회 멤버로 모였다”며 “A씨가 창문을 열고 투신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동석자 7명 가운데 A씨 외에 다른 경찰관이나 공무원은 없었다. 이들이 모였던 아파트는 일행 중 1명의 주거지였다.
조사를 벌이던 경찰은 일부 동석자의 움직임과 말투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해 마약류 소변 간이시약 검사도 실시했다. 검사 결과, 7명 가운데 일부에게서 엑스터시·필로폰·케터민 등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검사를 거부한 나머지 일행에 대해서도 마약 투약 여부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주사기를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다만, 현장에서 압수된 마약은 없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참석자 일부가 마약류를 투약한 정황이 발견된 만큼, 마약류 정밀감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숨진 A씨가 마약을 투약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고인이 된 만큼, 부검을 실시한 뒤 알 수 있다. 29일 부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가 추락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경위 및 범죄와의 개연성 여부를 다각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추가 진술을 확보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영근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월 200만원 챙긴 ‘왕의 DNA’…교육부 5급 부모는 왜 속았나 | 중앙일보
- 中 '35세의 저주'…"명문대 졸업도 취직 안돼, 절에서도 떨어졌다"[세계 한 잔] | 중앙일보
- "샤넬 도박 대박났다"…패션 모르는 인도계 그녀, CEO 되고 한 일 | 중앙일보
- "소주 2병요? 1병만 드세요"…암 환자에도 금주 안 권하는 명의 | 중앙일보
- "브라 속 망치 품고 다녔다"…남극기지 女정비공 고백, 무슨일 | 중앙일보
- '선행 아이콘' 100만 유튜버의 몰락…도박 빠져 100억대 사기 | 중앙일보
- 전남 공무원 '정율성 출장' 53회…만리장성 가고 中뮤지컬 봤다 | 중앙일보
-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부모와 쌍둥이 '같은 생일' 가족 탄생 | 중앙일보
- 배우 윤석화, 뇌종양 고백 "수술만 20시간…항암치료 안 받는다" | 중앙일보
- "민식이법 놀이, 조롱하냐"...스쿨존 드러누워 폰 만진 10대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