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핵심인물 ‘동시 사망’…불투명한 바그너 미래

장은현 2023. 8. 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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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추락 사고로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최고위직이 동시에 사망하면서 바그너가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트베르 지역에서 추락한 비행기 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에 대한 DNA 검사를 진행한 결과 프리고진 등 탑승자 10명이 사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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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왼쪽)과 지휘관 드미트리 우트킨의 초상화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 마련된 임시 추모 공간에 붙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비행기 추락 사고로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최고위직이 동시에 사망하면서 바그너가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트베르 지역에서 추락한 비행기 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에 대한 DNA 검사를 진행한 결과 프리고진 등 탑승자 10명이 사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사망자 명단에는 프리고진의 오른팔로 알려진 드미트리 우트킨과, 발레리 예브게니예비치 체칼로프 등 바그너 최고 참모들이 포함됐다.

우트킨은 바그너의 지휘관으로 병력 지휘와 전투 훈련을 담당했다. 2014년 그룹이 설립될 때부터 프리고진과 긴밀히 협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러시아군의 정보총국인 GRU의 특수부대 장교이자 중령 출신으로 GRU를 떠난 후에는 민간 보안 회사와 2013년 시리아에 파견된 러시아 용병단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트킨은 2016년 시리아 참전 공로로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체칼로프도 바그너에서 고위직을 지낸 사업가였다. 주로 비군사적 업무와 프리고진의 동선 등을 담당했다. 그는 2000년대부터 프리고진과 인연을 맺었으며 러시아 전역 학교, 군대와 거래하는 프리고진의 급식 기업을 관리했다.

리서치그룹 ‘올 아이즈 온 바그너’에 따르면 체칼로프는 사망 당시 리비아와 시리아에서 활동한 바그너 활동과 관련한 회사 네바의 등기 이사였으며 프리고진의 콩코드 홀딩 컴퍼니와 주소를 공유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기반 회사 ‘콜렉티브 서비스’의 소유주로도 등재돼 있었다.

이 밖에 러시아의 시리아 개입 때 투입됐던 전직 경찰 출신 예브게니 마카리안과 체첸에 참전한 세르게이 프로푸스틴 등과 프리고진 개인 경호원의 이름도 사망자 명단에 있었다.

시민들이 2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에 마련된 바그너그룹 소속 용병들을 위한 비공식 추모 공간에 모여 있다. 바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지휘관 드미트리 우트킨 등은 지난 23일 트베리주 쿠젠키노 마을 근처에서 타고 있던 비행기가 추락해 사망했다. AP연합뉴스

반란 사태 이후 입지가 좁아진 바그너의 수장과 최고위직이 사망하면서 그룹의 존속 여부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NYT는 “미국과 서방 관리들은 크렘린궁이 바그너를 러시아의 직접 통제하에 두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 그룹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23년 재임 동안 가장 큰 위협이 된 바그너를 무력화하면서도 전투력과 글로벌 연결망을 갖춘 이 조직의 기능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 것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는 뜻이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 군사 임무 수행에 기여하는 이들이 의무적으로 국가에 대한 충성 맹세를 하도록 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충성 맹세를 할 대상에 정규군은 물론 모든 용병 기업에 소속된 용병들도 포함됐다.

러시아 연방의회 하원의원인 알렌산드르 보로다이는 NYT에 “바그너는 현재 구조로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용병들은 계속 싸울 것이며 러시아 군대 산하 공식 부대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 부대에 합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그너의 미래는 모르겠다”면서도 “아마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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