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수사에 등장한 현대차…"206억원 인수, KT 내부 문제제기"
KT 이권 카르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구현모 전 대표 재직 당시 KT가 현대차그룹 관계사를 비싼 값에 사들인 정황을 추가로 포착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KT가 비싼 값에 사들인 회사의 설립자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동서 박모씨다.
KT의 정의선 동서 회사 ‘고액 인수’ 의혹 수사
28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이정섭)는 이날 구 전 대표의 배임·횡령 혐의와 관련해 KT본사와 KT클라우드, 오픈클라우드랩 사무실과 윤경림 전 KT 사장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의혹의 핵심은 KT와 현대차그룹 사이의 ‘보은 투자’다. 지난 3월 한 시민단체는 구 전 대표 시절인 지난해 9월, KT가 정의선 회장의 동서 박씨가 설립한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의 인수가를 부풀려 206억원에 사들였고, 현대차는 구 전 대표 친형이 경영하던 벤처기업 에어플러그를 2019년 9월~2021년 7월 281억원에 인수했다며 구 전 대표와 윤 전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특히 윤 전 사장이 현대차 부사장으로 영입된 시기에 현대차가 에어플러그를 인수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스파크는 이날 압수수색 대상이 된 오픈클라우드랩의 전신이다.
검찰은 일단 KT 수사에 집중할 방침이다. 윤 전 사장 영입 이전에 현대차 내부에서 에어플러그 인수가 논의되고 있었고, 에어플러그에 대한 평가가치 산정 자문을 받는 등 KT와 현대차를 같은 선상에서 수사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 검찰 관계자는 “현대차의 에어플러그 인수와 달리, KT가 인수한 스파크의 경우 매입 과정에서 KT 직원들의 상당한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구현모 친형 회사 인수…정의선 동서가 사외이사도
다만 KT 수사가 현대차그룹으로 번질 수 있는 불씨는 살아있다. 스파크는 정의선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현대차 계열사와 지속적으로 거래를 해왔고, 해당 계열사 대표도 KT 출신이어서 인적·물적으로 얽혀있다. 또 현대차가 인수한 에어플러그(구 전 대표의 친형 회사)에 정의선 회장 동서 박씨가 최대주주인 회사가 투자했고, 박씨는 에어플러그의 사외이사도 맡았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KT 지분 4.69%와 3.1%를 보유해 사실상 KT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법조계 관계자는 “KT 출신 인사들이 대거 현대차에 영입된 과정에 대해서도 검찰이 파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스파크의 박 대표가 정의선 회장과 동서지간이라는 건 구성요건 이전 단계의 동기로 보고 있다”며 “핵심은 KT의 스파크 매입 과정에서 기업가치 평가상 부풀리기가 있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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