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국제망신" 와중에…송하진 공로패 증정식 열려던 전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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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 사상 최대 규모 국제행사 유치 기여"
전북도가 파행으로 끝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기간 중 대회를 유치한 송하진 전 전북지사에게 공로패를 주는 기념행사를 열려다 취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국민의힘 이수진 전북도의원이 전북도로부터 받은 '새만금 세계잼버리 유치 공로 기념행사 개최안'에 따르면 전북도는 지난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회장에서 송 전 지사에게 공로패를 증정하는 행사를 계획했다. 행사는 김관영·송하진 전·현직 전북지사를 비롯해 국회의원·전북도의장, 잼버리 조직위원장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 예정이었다.
전북도는 행사 취지에 '도정 사상 최대 규모 국제 행사 유치에 기여한 전 도지사 공로를 현 도지사가 기념하고 유치 기여 위원들에게 감사 표시'라고 적었다. 송 전 지사는 2014년 7월 취임 이후 잼버리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세계 145개국을 돌았다. 한국(새만금)은 2017년 8월 16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연맹총회에서 폴란드(그단스크시)를 누르고 차기 개최지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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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새만금 인프라 조기 구축 공로"
전북도는 송 전 지사 공로로 '새만금 개발 인프라 조기 구축'도 꼽았다. 실제로 8077억원 규모 새만금 국제공항은 2019년 1월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서 면제됐다. 새만금 핵심 인프라인 동서·남북 십자(+)형 간선 도로(43.6㎞)도 각각 2020년 11월, 지난달 완성됐다. 두 도로 예산은 총 7886억원이다.
정부는 6년간 새만금 잼버리에 1171억원을 쏟아부었지만, 지난 1일 개막 이후 '사람 잡는 폭염·벌레'에다 관리 부실까지 겹치면서 "리얼(진짜) 생존 게임" "국제 망신" 등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전북도는 지난 4일 배포한 '주간(다음 주) 행사 계획표'에 해당 행사를 그대로 공지했다. 이날은 영국·미국·싱가포르 등 3개국 6000명가량이 '조기 퇴영'을 결정한 시점이다.
전북도는 정부가 지난 7일 태풍 '카눈' 북상에 대비해 새만금 야영장에 남아 있던 150여 개국 3만7000여 명 전원을 서울 등지로 옮기는 '플랜 B'를 내놓은 뒤에야 행사를 취소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행사 자체는 잼버리가 이렇게 될 줄 모르고 몇 달 전에 준비했던 것"이라며 "송 전 지사가 '논란이 있는데 이런 행사를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전북도 실무진에게 연락해와 취소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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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보여주기식 '탁상행정'"
이에 대해 이수진 의원은 "전북도가 처음 잼버리를 유치했을 때 '대회를 빈틈없이 준비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며 "'대회 초반이니 하루 이틀 지나면 잘 마무리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전주·부안=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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