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원만 주문해도 무료 드론배달…팔 걷은 유통업체들
편의점 업체가 드론과 같은 신기술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배송 지역이 확대되고, 비용도 구체화하는 추세다. 이를 무기로 정보통신(IT) 업체가 장악한 빠른 배송 서비스로 입지를 넓혀가려는 움직임이다.
이마트24는 경북 김천시, 드론 배송 전문업체인 니나노컴퍼니와 함께 드론 배송 서비스를 상용화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마트24 김천영남대로점에서 20㎞ 떨어진 산내들 오토캠핑장과 6㎞ 떨어진 전원주택단지로 각각 드론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배달 가능 시간은 평일 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로, 8000원 이상 주문하면 배달비는 무료다. 배달 가능 상품은 모두 115종으로, 주문은 드론 전용 배달 애플리케이션인 ‘닐리버리 앱’으로 할 수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도보 거리 내에 마트나 편의점이 없는 지역에 드론 배송이 가능해져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드론 주문 하루 10건씩 꾸준해”
편의점 CU도 이달부터 경기 성남 탄천 내 물놀이장 2곳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탄천 물놀이장은 차량이나 오토바이 운행에 제한이 있었지만, 드론은 하천 위를 따라 비행해 안전 우려를 덜었다. 오는 9월부터는 충남 태안군 내 캠핑장에도 드론 배송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7월부터 경기 가평 수목원 내 점포와 인근 펜션 사이 배달을 드론이 하고 있다. 치킨‧삼겹살‧음료 등 일반 상품 70여개를 1개 단위로도 주문할 수 있다. 상품을 이용한 고객들은 전용 앱에 “따뜻한 치킨이 빠르게 배달됐다”는 평가를 달았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최근에도 하루 10건 이상씩 드론 배송 주문이 꾸준히 들어온다”고 전했다.
정부는 2032년까지 드론과 로봇이 협업해 도심 고층 건물 내부까지 물건을 배송하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또 새벽 배송을 넘어 ‘30분‧1시간 배송 시대’를 열기 위해 그동안 제한됐던 도심 내 소형물류센터(MFC) 입점을 허용하기로 했다. MFC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 필요한 물품을 예측해 재고를 관리한 뒤, 로봇이나 드론에 배송을 맡길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계획을 담은 기본계획을 올해 상반기 잇달아 발표했다.
해외에서도 기존 유통기업들이 새로운 배송 기술을 무기로 IT 업체들이 장악한 온라인 쇼핑 영역에 대항하는 경우가 있다. 미국의 월마트는 배송 직원 가슴에 카메라를 달고 고객의 냉장고까지 식품을 배송해준다. 소비자는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카메라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시작된 이 서비스는 지난해 미국 전역 3000만 가구로 확대됐다.
캠코더 찬 배송 기사, 가정 냉장고로 직접 배달
미국 CNBC 방송은 “월마트가 미국 내 보유한 4700개 매장을 활용해 식품 배송에서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탐 워드 월마트 이커머스 최고 책임자(CEO)는 CNBC를 통해 “도심 매장을 이용하면 상품을 짧은 거리로 가장 빠르게 배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월마트의 주가는 미국 증시에서 IT 공룡 업체인 아마존보다 다소 앞서 있다. 국내 유통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배송 시스템은 기존 규제가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와 지자체에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데 이런 면에서 IT업체보다는 네트워크가 강한 기존 업체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식품은 영업 이익률이 낮다”며 “의류와 화장품 등에서 IT업체 쇼핑몰보다 앞서야 시장 지배력이 강화된다”고 전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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