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매파와 중립의 중간에 선 잭슨홀 미팅

2023. 8. 28. 16:5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역사는 똑같이 되풀이되지 않는다.

매파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매파와 비둘기파 중에서 중립을 유지하려는 기색이 보였다.

중립금리 수준을 올리는 발언을 하지 않았기에 시장은 이를 반겼다.

통상 장기금리는 국채시장의 경제나 물가에 대한 장기적인 시각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아래에서 말할 중립금리 추세를 따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파월, 중립금리 수준 "모른다"
선택지 열어두고 신중한 발언

역사는 똑같이 되풀이되지 않는다. 2023년 주식시장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간 잭슨홀 미팅이 끝났고 뉴욕 증시는 다행히 상승으로 화답했다. 이번 잭슨홀 미팅 이전의 화두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정책 방향이었다. 정책 목표로 제시한 인플레이션 2%를 유지하느냐의 문제, 앞으로 금리를 더 올릴 것인지, 중립금리에 대한 언급을 할 것인지의 3개 문제로 압축됐다. 중립금리는 경제를 냉각시키지도 가열시키지도 않는 이상적인 정책금리를 뜻한다. Fed가 장기적으로 지향하는 정책금리 수준으로 판단되기도 하는데 통상 Fed가 3개월마다 공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장기 정책금리 전망치(중앙값)’가 기준이 된다. 종합적으로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앞으로의 경제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여러 선택지를 열어두었다. 매파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매파와 비둘기파 중에서 중립을 유지하려는 기색이 보였다.

우선 파월 의장은 연설 초반에 "올해 나의 연설은 약간 더 길겠지만, 메시지는 (작년과) 같다, 즉 인플레이션을 우리의 2% 목표치로 되돌리는 것이 Fed의 일이며,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Fed의 ‘2% 물가 목표’가 적절한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목표치를 높이는 방식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가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잘 버티고 있는 상황에 오히려 우려의 목소리를 보였다.

둘째, 지난해와 상황이 바뀌었음에도 매파적 기조가 유지됐고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인플레이션이 최고점이던 9%에서 3%대로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금리 인상 1회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2개월의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고무적이지만 충분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상방을 향하고 있어 데이터에 의존해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분명한 것은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도달한 상태란 점이다.

셋째, 현재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높으나 중립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답변을 했다. 중립금리 수준을 올리는 발언을 하지 않았기에 시장은 이를 반겼다. Fed는 지난 6월에 중립금리를 2.5% 안팎으로 보았다.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2%)을 제외한 0.5% 안팎을 실질중립금리라고 보았다. 통상 장기금리는 국채시장의 경제나 물가에 대한 장기적인 시각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아래에서 말할 중립금리 추세를 따른다. 중립금리 추정치는 초장기물인 30년물 금리의 상한 역할을 한다. 장기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신중한 발언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을 너무 적게 하는 위험보다는 이제는 너무 많이 하는 게 위험요인이다. 파월이 금리 인상과 금리 인하에 대해 균형적으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시각을 견지한 것은 다행이다. 금리 인상이 초래할 불필요한 해악을 언급함으로써 세상을 안도하게 했다고 보는 게 옳다. 그의 발언이 비둘기적으로 들리지 않았다 해서 실망할 필요가 없다. 중앙은행은 신뢰를 먹고 살기에 정책의 일관성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미 국채의 수급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국채 금리가 상승을 멈춰 금리, 환율, 주가의 안정성을 유도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우리가 마주하는 성장, 물가, 고용 수치는 후행지표다. 미국과 중국 경제의 항로에 세상의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가 연착륙하길 기대해 본다.

조원경 UNIST 교수 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