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재벌들 잇따라 전쟁 ‘작심 비판’…제재 벗어나려 푸틴과 선 긋나

김지애 2023. 8. 2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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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구글'로 불리는 러시아 최대 포털 얀덱스(Yandex)의 공동 설립자 아르카디 볼로쥐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후 유럽연합(EU)에 제재 해제를 공식 요청했다고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EU의 대러시아 제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볼로쥐의 행보 이후 러시아 내 반전 여론이 늘어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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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최대 포털 '얀덱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아르카디 볼로즈가 지난 2019년 6월 7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 세션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의 구글’로 불리는 러시아 최대 포털 얀덱스(Yandex)의 공동 설립자 아르카디 볼로쥐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후 유럽연합(EU)에 제재 해제를 공식 요청했다고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EU의 대러시아 제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볼로쥐의 행보 이후 러시아 내 반전 여론이 늘어날지 주목된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볼로쥐가 이달 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후 변호사를 통해 EU에 제재 조치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안건은 다음 달 EU 관리들에 의해 논의될 예정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EU 제재는 6개월마다 갱신되는데, 볼로쥐는 다음 달 15일 만료 예정인 자신에 대한 제재가 갱신되지 않기를 원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법원 판결에 따라 또는 회원국이 해당 개인이나 법인이 ‘더 이상 등재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는 데 동의할 경우 EU 제재가 해제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볼로쥐는 이달 초 우크라이나 전쟁을 작심 비판한 바 있다. 볼로쥐는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야만적(barbaric)”이라며 “(전쟁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주민들의 집이 매일 폭격당하고 있다”며 “그들 중 많은 이들이 나의 친구이자, 친척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매우 끔찍하다”고 말했다.

올해 59세인 볼로쥐는 2014년부터 이스라엘에 거주해왔으며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로 돌아오지 않았다. 볼로쥐는 지난해 얀덱스가 전쟁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EU가 그를 제재하자 러시아 투표권을 포기했다. 얀덱스는 지난해 4월 자국 내 검열 강화와 서방 제재의 압박에 러시아 소셜미디어 기업 VK에 뉴스 서비스를 매각한 바 있다.

앞서 러시아 최대 온라인 은행 ‘틴코프뱅크’의 설립자인 러시아 핀테크 재벌 올렉 틴코프도 반전 입장을 내세워 서방의 제재를 뒤집은 바 있다. 지난달 영국은 틴코프의 공개 발언을 이유로 그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틴코프는 아직까지 유일하게 서방 제재를 뒤집은 사람이라고 FT는 부연했다.

볼로쥐의 EU 제재 해제 여부에 따라 향후 반전 메시지를 전하는 러시아 유력 인사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재를 받은 러시아의 일부 정치인들은 미국, 영국, EU에서 제재를 해제하는 공식 절차가 없기 때문에 전쟁에 반대하는 발언을 미뤄왔다고 FT에 전했다. 선언문에 서명하는 것과 같은 공식적 절차가 있다면 러시아 유력인사들이 반전 메시지를 표명하는 것이 더욱 수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볼로쥐와 가까운 한 관계자는 FT에 “수백명의 다른 제재 대상 러시아 사업가들도 EU의 대응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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