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LH만 때린다” 지적에 “국토부도 대수술할 것”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를 빚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물론 국토부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LH를 관리·감독해야 할 주무부처인 국토부도 ‘전관 카르텔’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른 데 따른 조치다.

원 장관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국토부가 LH만 때리고 남 이야기하듯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며 “국토부 공무원 자체가 더 큰 이권 구조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예외를 두지 않고 더 강도 높은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고 말했다. LH 혁신 방안으로는 ▶전관 카르텔 근절 ▶사업 구조 재편 ▶업무 태도 개선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원 장관은 “이권의 담합 고리가 되는 전관에 대해 LH가 강도 높은 자기 수술과 외부 수술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고 청약 시장이 과열되는 데 대해 원 장관은 “새로운 화살표 방향(집값 상승)이 나타난 것을 가볍게 보면 안 된다”며 “오늘이 내일보다 싼 것 아니냐는 심리가 전반적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기울기를 완만하게 해야 한다”며 “화살표 방향 자체를 꺾는 건 정책 당국의 오만이기 때문에 그렇게 접근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추격 매수’가 대거 따라붙지 않는 데다, 정부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어 부동산 규제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는 뜻이다. 원 장관은 “주택 공급 축소로 집값이 급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국민이 속단하지 않도록 미세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 ‘공급이 꾸준히 진행된다’는 신호를 주겠다는 것이다.

꾸준히 제기되는 자신의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해선 “검토된 적도 없다”며 “국토부 업무를 완수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좋은 평가를 받고, 국정 동력을 확보하는데 최대한 기여해야만 장관을 계속하든 또 다른 인생의 막을 가든 길이 열린다”고 일축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