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 돌로 찍기' 사망사건 전말…'가스라이팅' 제3자 있었다

구나리 2023. 8. 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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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성 2명이 차 안에서 함께 지내며 상대가 잠이 들면 돌로 때리는 일을 반복하다 결국 1명이 사망한 '졸음쉼터 사망사건'과 관련해 이를 지시한 배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는 금품을 더 뜯어낼 목적으로 B씨와 C씨에게 차량에서 함께 생활하며 서로 폭행을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의 내기 기간에 A씨가 차량에 간혹 들러 철근 등 둔기로 폭행한 탓에 과다출혈과 패혈증이 악화해 사상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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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채무로 2인 심리적 지배·금품 갈취·폭행
상호 폭행 지시…수시로 찾아와 직접 폭행도

30대 남성 2명이 차 안에서 함께 지내며 상대가 잠이 들면 돌로 때리는 일을 반복하다 결국 1명이 사망한 '졸음쉼터 사망사건'과 관련해 이를 지시한 배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전남 여수경찰서는 살인·중감금치상 등 혐의를 받는 A씨(31)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수년 전 알게 된 B씨(31)와 C씨(30)에게 수억원대의 각종 허위 채무 빌미로 금품을 뜯어내고, 정서적 학대를 일삼아 B씨와 C씨가 서로 폭행까지 하도록 해 크게 다치거나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인 관계인 B씨와 C씨가 민사소송 등 개인적인 문제로 고민할 때 법률 정보 제공을 빌미로 수억원대 빚을 만들어냈다. 이어 A씨는 지속해서 위협적인 언행과 폭행을 통해 '갚아야 할 빚이 있다'는 거짓말을 일삼으며 B씨와 C씨가 자신을 맹신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 6월부터는 이들을 '가스라이팅(제3자에 의한 심리적 지배)' 해 심리적으로 지배해 의존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는 금품을 더 뜯어낼 목적으로 B씨와 C씨에게 차량에서 함께 생활하며 서로 폭행을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허벅지 과다출혈 및 패혈증…서로 폭행하게 시키고 찾아와 둔기로 추가 폭행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0분께 전남 여수시 한 자동차전용도로 졸음쉼터에 정차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조수석에서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허벅지 상처에 의한 패혈증과 과다출혈이었다.

당초 B씨가 온라인 게임을 통해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C씨와 게임 머니 등 채무 관련 분쟁을 벌이다 '끝장을 보겠다'며 한 달가량 SUV 안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언쟁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이 잠이 들 경우 폭행을 해서 깨우거나 둔기로 내려치는 내기를 벌이기로 했다. 처음에는 뺨을 때리거나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하다가, 그래도 졸음을 참지 못하고 잠들면 상대방 허벅지를 돌멩이로 내려쳤다.

2주간 이어진 내기에서 B씨는 허벅지 상처 과다출혈과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C씨는 의식 불명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채무 관계를 끝내고자 사흘 전부터 서로 합의 하에 잠들면 때리는 벌칙을 주고받았다"라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숨진 B씨와 C씨에게서 발견된 피부 괴사 흔적 등으로 미뤄볼 때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의 내기 기간에 A씨가 차량에 간혹 들러 철근 등 둔기로 폭행한 탓에 과다출혈과 패혈증이 악화해 사상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찰은 차량용 블랙박스, 주변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 통화 내용 등을 확보해 A씨의 범행 전모를 밝혀냈다.

경찰은 A씨의 정서적 지배 행위로 B씨의 사망에 가담한 C씨 역시 피해자로 판단, 형사 입건하지는 않기로 했다.

또 A씨가 비슷한 수법으로 다른 피해자에게 범행한 이력은 없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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