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사용하는 비하의 말을 존중의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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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원 변호사는 장애인, 아동 등 사회적 소수자인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공익 변호사로 살고 있다.
그리고 장애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의 눈과 귀가 되어 싸우는 투사이다.
김예원 변호사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편견과 배제와 무시와 폭력에 시달리는 현실에 가슴 아파하면서 그들과 연대하는 과정을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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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미 기자]
김예원 변호사는 장애인, 아동 등 사회적 소수자인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공익 변호사로 살고 있다. 그리고 장애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의 눈과 귀가 되어 싸우는 투사이다.
▲ <상처가 될 줄 몰랐다는 말> 책표지 |
ⓒ 웅진지식하우스 |
생각 없이 던진 말 한마디, 무심코 했던 행동이나 시선들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었을 수도 심지어 폭력이 되었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반성하게 해주는 책이다.
장애인은 소수자일 수는 있지만 '약자'로 불릴 이유는 없다. 사람의 얼굴이 제각기 다르듯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도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모두 다르다. '약자'라는 말로 납작하게 표현할 사람들이 아니라는 말이다. '도와줘야 하는' 장애인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감탄하고 배우고 싶은' 한 사람으로 만나는 것을 기대하고 실천해 보면 어떨까.(86쪽)
김예원 변호사를 강연회에서 직접 만난 적이 있다. 작은 체구이지만 강단 있는 모습과 확신에 찬 표정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본인 역시 시각 장애인임을 밝혔고, 청중들은 강연자의 솔직한 고백 앞에 숙연해졌다.
삶의 의미와 방향성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듯한 강연은 엄청난 몰입감을 자아냈다. 소수자들을 위한 변호는 무료로 진행하므로 고정 수입은 없다. 강연료나 인세 등으로 생활한다고 했다. 그런 모습 또한 당당해 보였다.
팬데믹으로 인해 고립과 방치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움직임이 불편한, 면역력이 낮은 장애인들은 집 밖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공포였다. 있는 그대로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더욱 요원해졌다.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의 평범함이 존엄하게 인정되는 사회, 그런 사회야말로 불확실성으로 두려운 일상과 인간 존재의 나약함을 품어내는 힘이 있는 사회가 아닐까.(144쪽)
혐오를 목격하고도 무시하고 용인하고 동조한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런 날은 죄책감에 시달린다. 혹시라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배제의 언어를 툭툭 내뱉고 있지는 않았는지, 장애인을 한 사람의 인격으로 보지 않고 장애 자체로만 보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지속적으로 장애인권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타인의 약한 부분을 혐오하지 말고, 서로의 약함을 인정하고 같이 손잡고 가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라는 김예원 변호사의 말이 잊히지 않는다.
책을 읽은 후 일회성 공감으로 끝내지 말고, 삶과 연결되어 지속적인 사회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 봐야 하지 않을까. 당장에 큰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하더라도 시작이 중요한 거니까.
다름과 약함을 이해하고, 아픔과 고통은 공감해 주면서 할 말은 정정당당하게 하는 삶의 태도가 필요할 것 같다. 특히나 언어에 대한 민감함을 의식적으로 챙겨야 한다. 일상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비하의 말을 존중의 말로 바꾸는 연습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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