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티샷 미스…고진영, CPKC 여자오픈 준우승
마지막까지 잘 끌고 온 승부였다. 상대가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정상 문턱까지 다다랐다. 그러나 가장 중요했던 순간에서 나온 티샷 미스가 뼈아팠다.
고진영이 28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쇼너시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PKC 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9언더파 279타 동타의 메간 캉과 치른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티샷 실수가 나와 더블보기를 범해 파를 기록한 캉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올 시즌 3승 겸 통산 16승도 다음으로 미뤘다.
고진영은 캉과 김세영에게 각각 5타와 2타 뒤진 6언더파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했다. 역전 우승은 쉽지 않은 상황. 그러나 전반 버디 2개로 상위권을 추격했다. 반면 캉은 보기 2개로 주춤하면서 우승 경쟁은 고진영과 캉, 김세영의 3파전으로 펼쳐졌다.
고진영은 16번 홀(파4)에서 그린을 완벽히 읽은 세컨드 샷으로 버디를 잡았다. 반대로 김세영은 16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해 전열에서 이탈했다. 캉도 파3 17번 홀에서 원 온 실패 뒤 어프로치가 길어 1타를 잃었다. 여기에서 9언더파 단독선두가 된 고진영은 18번 홀(파4) 어프로치 실수로 위기를 맞았지만, 옆 라이 파 퍼트를 집어넣어 9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고진영의 홀 아웃을 페어웨이에서 지켜본 캉은 흔들리지 않았다. 9번 아이언으로 세컨드 샷을 핀 옆으로 붙여 버디를 낚아 고진영과 9언더파 공동선두가 돼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고진영은 18번 홀에서 치러진 연장에서 먼저 드라이버를 잡았다. 그런데 티샷이 왼쪽으로 말리면서 풀숲으로 향했다. 결국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해 1벌타를 받은 뒤 카트 도로 옆에서 3번째 샷을 했다. 그린 공략 각도가 나오지 않아 낮은 탄도로 훅을 걸었지만, 공은 벙커로 빠졌다. 어렵게 더블보기. 정교하게 티샷을 한 캉은 세컨드 샷도 그린으로 잘 올려놓으면서 파를 기록해 고진영을 물리쳤다.
1997년생인 캉은 LPGA 투어 최초의 몽족(동남아시아의 소수민족) 선수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부모는 라오스 출신의 베트남전 난민으로 1970년대 미국으로 건너왔다. 2016년부터 LPGA 투어에서 뛴 캉은 그간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해 다나 오픈에서의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표정 변화 없이 냉정하게 경기를 풀어가며 7년의 한을 풀었다. 데뷔 후 191번째 대회에서 받은 상금은 약 5억원이다.
최근까지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달리던 고진영은 5월 파운더스컵 이후 우승이 없었다. 그러면서 세계랭킹이 4위까지 밀려났지만, 이번 우승 경쟁으로 반격의 신호탄을 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선 모처럼 한국 선수들이 리더보드 상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세영이 6언더파 공동 4위, 전인지가 4언더파 공동 8위, 이정은5이 3언더파 공동 11위를 기록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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