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 지연에 시민 불편 가중... "원희룡 장관, 대화 응해라"
[임병도 기자]
▲ ?작년?11월 국토부는?SRT차량에 이상이? 발생하자 대신?KTX를 수서역까지 운행했다 |
ⓒ 철도노조 |
27일, 예정대로라면 오전 7시 40분 부산을 출발해야 했던 수서행 SRT 312 열차가 정비 문제로 1시간 이상 늦게 출발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평소 SRT에 문제가 생길 경우 협약에 따라 KTX가 수서역까지 대신 운행한다. 실제로 지난 4월과 11월에도 SRT 대신 KTX가 대체 투입돼 운행됐다. 하지만 이번엔 국토부가 KTX 대체투입을 거부하면서 SRT 312 열차는 두 개 열차를 하나로 연결하는 추가 작업을 한 뒤에야 부산역을 출발했다. 후속 열차인 SRT 314 열차와 SRT 316열차도 각각 36분, 42분 지연 출발했다.
▲ 부산역을 운행하고 있는 SRT |
ⓒ 철도노조 |
국토부는 지난 7월 26일 운행 중인 수서-부산 고속열차를 11.4% 축소해 전라·경전·동해선에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국토부의 경부선 SRT 감축 정책이 발표되자 부산시민들과 철도노조는 시민 불편만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좌석은 사라지고 시민들은 불편한 이상한 정책
국토부는 '민원해결'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현실성은 떨어진다. SRT 경부선을 감축해 전라·경전·동해선에 투입해도 운행은 고작 하루 왕복 2회뿐이다. 국토부가 주장하는 민원해결에 대한 실효성은 거의 없는 셈이다. 오히려 수서행 SRT가 줄어들면서 부산 시민들은 더 불편해졌다.
"수서-부산 노선은 평일에도 예약하기 힘들어 2주 전에 예약할 정도인데, 국토부가 공론화 과정 없이 비밀리에 수서-부산 운행차량을 빼서 부산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국토부는 평일에는 10회 정도 감축하지만 주말은 축소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철도노조는 "현재 운행하는 중련 (2개 차량을 연결해 1개 열차로 운행하는 것) 열차가 1개 열차로 운행되기 때문에 결국 좌석 절반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좌석난은 가중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부산행 KTX를 증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수서행 KTX가 아니라면 시민들은 서울역에서 다시 지하철이나 버스를 갈아타고 수서로 가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된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것이 SRT인데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생겼다.
가장 손쉬운 대안은 수서행 KTX
장점은 없고 불편만 있는 수서행 SRT 운행축소를 해결할 방법은 간단하다. 수서행 KTX를 운행하면 된다.
▲ SRT 감축 운행에 따른 여론조사 결과 |
ⓒ 임병도 |
철도노조는 "수서행 KTX를 운행하면 두 개 열차를 붙여 운행하는 '중련' 열차도 가능해 현재 부족한 좌석난을 해소할 수 있다"면서 "수서와 서울행 열차를 연결해 운행하다가 천안아산역 등 중간에서 분리해 서울과 수서로 운행하면 효율성도 늘어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 철도노조는 고속철도 분리로 수천억 원의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
ⓒ 임병도 |
철도노조는 철도공사가 SR 분리로 발생한 중복 비용이 지난 8년간 대략 3200억원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이자비용만 800억원이다. 정부가 부담하는 SR 특혜 지원만 3천 59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제일 큰 문제는 SR이 경쟁력도 자생력도 없다는 점이다. SR은 업무 대부분을 철도공사에 위탁하고 있다. 고속열차도 대부분 철도공사에서 빌렸다. 부채가 급증하면 정부가 수천억 원을 투입해 메워준다.
철도노조는 "국토부는 경쟁이라지만 SR은 철도공사에 운영 대부분을 의존하는 '기생'이다"며 "쪼개서 운영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철도의 나라였던 영국을 비롯해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분리와 민영화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부채 증가와 서비스 질 저하 등이 발생하면서 '통합'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가 '통합'으로 가고 있지만 유독 대한민국만 '분리'를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백남희 철도노조 선전국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SRT 감축은 철도 쪼개기 이후 단계인 민영화를 고착화시키기 위한 일종의 알박기"라며 "시민 불편을 해소하고 더 편안한 열차 이용을 위해 지금 당장해야 하는 것은 수서까지의 KTX 운행"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백 국장은 "원희룡 장관은 취임 초기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고 했다. 국토부의 방안이 시민의 입장에서 이득이 되는 게 있으면 현장에서 찾을 수 있도록 대화를 하자고 요구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다"라며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원 장관은 대화에 응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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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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