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취임 1년…"尹, 후쿠시마 입장 밝혀라" 전방위 공세

오주연 2023. 8. 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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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오늘 취임 1주년
기념 메시지 없이 대여 공세 강화
사법리스크 발목…전선 확대 우려도

"후쿠시마 핵 오염수 문제도, 양평 고속도로 게이트도 (윤 대통령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1주년인 28일 "대통령은 국민을 지배하는 통치자가 아니라 대리인이라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어선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자신의 당대표 취임 1년 메시지는 없었다. 다만, 전방위적으로 윤 정부를 질타했다.

이 대표는 수해 현장에서 순직한 '해병대 고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에게 책임을 묻지 못하도록 회의에서 화를 냈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엄정한 책임을 묻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의 책임"이라면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에 대해서는 "'MB(이명박)정권 괴벨스'를 '윤석열 정권의 괴벨스'로 재활용하려는 퇴행적 시도"라고 지적했고, 정부 예산 편성과 관련해서는 "전임 정부의 흔적을 모두 지우려는 헛되고 졸렬한 집착"이라고 꼬집었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뿐만 아니라 방송 장악 우려, 정부의 주요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결정 등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윤 정부 때리기에 나선 데에는 대여공세를 통한 내부 결속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78%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받으며 제1야당 대표로 취임했다. 당시 '유능한 대안정당'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민생'에 초점을 맞춰 기회가 닿을 때마다 전국 투어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취임하자마자 사법리스크가 당 안팎에서 발목을 잡았다. 대선에서 패하고 석달만에 재보궐(인천 계양을) 선거에서 신승한 뒤 민주당 대표로 부활했을 때 사법 리스크는 예상된 시나리오였는데 지난해 12월 22일, 생일에 맞춰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 소환 통보를 받으며 사정정국이 시작됐다.

당내 균열이 더욱 커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비명(비이재명)계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당 전체의 리스크로 확대시키지 말라"면서 탈당 요구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총선 공천권을 둘러싸고 계파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 역시 현실화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6월 말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과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등으로 추락한 당의 신뢰도를 회복하겠다면서 당 혁신위원회가 출범했지만, '민주당 구원 투수'가 아닌 '이재명 사조직'이라는 오명만 쓰고 조기 종료했다.

특히 '대의원 투표 배제·공천룰 변경' 제안은 친명-비명 갈등을 심화시켰다. 현재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은 권리당원 40%·대의원 30%·여론조사 25%·일반당원 5%인데, 대의원 표의 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반영된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위는 권리당원 1인 1표 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를 제안한 것. 사실상 대의원제를 사실상 폐지하자는 것이라서 비명계 반발이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지난 1년간 대여 공세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취임 때부터 '사법 리스크'를 혹처럼 달고 출범한 이재명 체제를 내년 총선까지 끌고 나가기 위해 민생 입법으로 '유능한 대안정당'임을 강조하는 한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 활동 및 '1특검4국조' 등 대여공세를 강화하며 내부 결속에 주력한 것이다.

그러나 특검과 국정조사 모두 여권과 협상을 통해 진행해야 하는 만큼 구호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1건도 관철하기 어려운 국정조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너무 많은 쟁점을 병렬적으로 다루며 전선을 늘리다 보니 오히려 당력이 흩어진다는 주장이다.

한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년 동안 민주당은 철저히 방탄 일색으로 민생을 외면했다"면서 "민주당은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강성 지지층을 이용하고 관리하는 데에만 유능해져 민심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 정당이 되고 말았다"고 혹평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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