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욕심 버린 '랜더스 미래' 전의산 "인플레이 타구 만들다 보면 넘어가지 않을까요"

유준상 기자 2023. 8.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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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후반기 내내 답답했던 SSG 랜더스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는 선수가 등장했다. '좌타거포' 전의산이 그 주인공이다.

SSG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1차전에서 8-5로 승리하면서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감했다. 시리즈 첫날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우고도 패배한 SSG는 이틀 연속으로 각각 홈런 2개씩을 뽑아내며 원정 팬들에게 값진 승리를 선물했다.

시리즈의 주인공이나 다름이 없었던 전의산은 26일 경기에서 8회초 역전 솔로포에 이어 9회초 밀어내기 볼넷으로 승기를 굳혔고, 이튿날에는 5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특히 연장 10회초 2사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전의산은 볼카운트 1-0에서 정철원의 2구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고, 3루주자 김찬형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여기에 이어진 2사 2·3루에서 김성현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원형 SSG 감독도 "결승타를 포함한 전의산의 멀티히트 활약이 승리에 결정적이었다"고 직접 전의산의 이름을 언급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전의산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별 생각 없이 '공 보고 공 치기'를 했던 것 같다"라며 "나왔던 투수들이 전부 다 공이 좋고 빨라서 직구 타이밍에만 늦지 말고 높게 보고 들어간 게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 (시리즈) 마지막 경기 때 이렇게 이기면 기분 좋게 또 하루 쉴 수 있는 것 같다. 마지막에 친 건 솔직히 내가 잘 쳤다기보다는 운이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전의산은 시즌 내내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다.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다가 5월 초 2군으로 내려갔고, 5월 말 복귀 이후 한 달간 1군에 머무르다가 6월에는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뜻하지 않은 시련이 찾아오면서 마음고생을 했다.

그래도 2군에서 마음을 가다듬으며 한 단계 성장한 전의산은 "오른쪽 (어깨가) 많이 열려서 2군에 있는 코치님들과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많이 노력했다. 기술적인 것보다는 그냥 편하게 생각하고 심플하게 계속 타석에 들어가면서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며 "한 번 내려갔다가 재정비하고 또 올라와서 다쳐서 좀 좋지 않았는데, 2군에서 코치님들과 트레이너 코치님들께서 신경을 많이 써 주셔서 좋은 모습으로 올라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표본이 작긴 하지만, 전의산은 8월 6경기 14타수 6안타 타율 0.429 1홈런 3타점으로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면서 타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날 경기 전에는 김원형 감독은 전의산의 활약상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신체 조건이 비슷한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이름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양 위원이 현역 시절 뛰어난 선구안을 발휘한 것처럼 전의산도 공을 골라내는 능력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선수 본인은 '대선배'를 참고한 적이 있을까. 전의산은 "양준혁 선배님 타격폼을 보긴 했는데, 한 사람만 보는 게 아니라 리그에서 잘 치는 사람들의 영상을 정말 많이 찾아본다"고 말한 뒤 "(다만) 안 좋았을 때는 그렇게 많이 보다가 지금은 (타격감이) 좋아서 (나의) 좋은 영상만 찾아보려고 하는 것 같다. 좋았을 때를 보면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선수가 좋은 타이밍에 좋은 히팅 포인트에 치는데, 그런 부분에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상승세의 원동력이 된 또 다른 요인은 바로 마음가짐. '거포' 이미지가 강한 전의산은 '한 방'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인플레이 타구를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의산은 "초반에는 진짜 (홈런 또는 장타) 욕심이 많이 났다. (지난해에는)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와서 공 보면 공 치고 공 보면 공 잡고 해서 잘했던 것 같은데, 올해 초반에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엄청 커져서 힘이 많이 들어가서 많이 애를 먹었던 것 같다"라며 "이제는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만들고 싶어서 그것에 중점을 두고 그러다 보면 잘 맞으면 넘어가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홈런이나 장타에 대한 욕심은 없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사진=잠실, 유준상 기자,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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