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터널 안전점검 보고서에 과거 점검사진 재탕'…경기도, 12곳 적발

안전진단 전문업체들이 경기도 내 교량ㆍ터널 등의 안전 점검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과거 점검 사진을 재사용한 사실이 경기도 감사결과 확인됐다.

안전진단 전문업체들이 경기도 내 교량ㆍ터널 등의 안전 점검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과거 점검 사진을 재사용하는 등 안전 점검을 부실하게 한 사실이 경기도 특정감사 결과 드러났다.

경기도 감사관실은 지난 6월21일부터 7월28일까지 도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중대 재해 예방 안전 관리 실태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런 사실을 적발하고 업체 12곳에 대해 과태료 처분을 요구했다고 28일 밝혔다.

전수 점검 결과 양주시 관내 교량ㆍ터널의 안전 점검을 맡은 A 업체를 비롯한 안전 점검 업체 12곳이 228개 시설의 정기 안전 점검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과거 보고서 사진 623장을 그대로 재사용하는 등 안전 점검 보고서를 부실하게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 업체는 2020년 하반기 안전 점검 대상 교량ㆍ터널 91곳 중 46곳의 조사 사진을 2020년 상반기 다른 업체가 작성한 안전 점검 보고서에 있는 사진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기도는 해당 기관에 안전 점검을 부실하게 한 업체 12곳을 시설물안전법에 따라 과태료 처분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 교량ㆍ터널 등 공중이용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외관 조사 사진 재사용 등 부실 점검 행위를 원천 차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공공사업장에 대한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용인시 등 3개 기관은 착공 이후 안전관리 계획서를 제출받거나 가설구조물 등 설치 시 안전 점검을 실시하지 않는 등 안전관리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어 개선하도록 요구했다.

경기도는 31개 시군의 중대 재해 전담 조직 현황과 환경기초시설 위탁관리 대행 사업장도 점검했다. 양주시 등 15개 기관은 중대 재해 대비 전담 조직을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있었고 남양주시 등 16개 기관은 위탁사업장의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 확보 평가 기준을 마련하지 않는 등 중대 산업재해 예방조치가 소홀한 것으로 확인돼 개선을 요구했다.

최은순 경기도 감사관은 "이번 특정감사가 분야별 안전관리의 사각지대를 사전에 확인하고 개선할 기회가 됐다"며 "앞으로도 중대 재해 예방 안전관리 실태 특정감사를 지속적으로 시행해 도민 생활 안전권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