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엔비디아 파트너 SK하이닉스, AI 초기 승자로 부상"

"10년 전 HBM에 베팅…가장 핫한 반도체 지배"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파트너사인 SK하이닉스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중 조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WSJ는 '엔비디아의 AI 칩 파트너인 SK하이닉스 주가가 치솟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SK하이닉스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반도체 분야 중 하나를 지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최고급 AI 프로세서 칩을 위한 최신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주요 공급사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대규모 데이터 학습이 필요한 AI에 필수적이다.

WSJ는 "SK하이닉스는 오랫동안 메모리 칩 분야 주요 업체였지만 선구자로 여겨지진 않았다"며 "그러나 10년 전 경쟁사보다 HBM에 더 적극적으로 베팅해 AI 애플리케이션 초기 승자 중 하나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주가는 메모리 반도체 침체에도 연초 이후 약 60% 상승했다. 삼성전자 상승률의 3배, 마이크론 및 인텔의 약 30% 상승률을 크게 상회한다.

WSJ는 SK하이닉스가 미 반도체 기업 AMD와 함께 2013년에 HBM을 가장 먼저 시장에 선보였다고 짚었다. 최신 4세대 버전은 기존의 8개 D램을 12개 쌓아 업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전송 효율성과 발열량을 제공한다고 부각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1일 풀HD급 영화 230편 이상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HBM3E를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명재 SK하이닉스 메모리 제품 디자인 담당(부사장)은 "우리 HBM 태스크포스팀은 처음엔 이 칩의 용도로 AI를 생각하지는 않았다"면서 "하지만 고성능 컴퓨팅을 위한 HBM이 결국 관련 적용 대상 등장으로 이어질 거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WSJ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의 선두 자리를 추격할 수도 있다고 내다보면서도, 엔비디아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가장 잘 준비된 회사로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를 꼽는다고 보도했다.

WSJ는 "SK하이닉스가 개발 속도, 품질, 양산 준비성 등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시장을 계속 선도할 계획이라는 박 부사장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