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달라졌다…슈팅보다 패스·헌신, 골 없어도 '토트넘 에이스'

김명석 2023. 8. 28. 06: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토트넘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
골을 넣은 데얀 쿨루셉스키를 안아주고 있는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
이브 비수마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는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토트넘)이 달라졌다. 직접 골문을 노리는 역할을 넘어 공격의 중심에 서서 기회를 만들어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골 욕심보다는 동료들을 더 활용하기 위한 헌신도 돋보인다. 세 경기째 이어지고 있는 골 침묵엔 “내 득점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며 웃어 보일 정도의 여유가 더해진 모습이다.

지난 26일(한국시간) AFC 본머스와의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 원정 경기는 손흥민의 달라진 역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기였다. 이날 손흥민은 4-2-3-1 전형의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뒤, 후반 도중엔 최전방으로 옮겨 풀타임을 소화했다. 슈팅은 단 두 번(유효슈팅 0회)에 그쳤지만, 동료의 슈팅까지 이어진 키패스는 무려 네 차례나 됐다. 두 경기 연속 팀 내 최다 기록이다.

동료들의 아쉬운 결정력 탓에 어시스트까진 이어지지 못했을 뿐 그의 날카로운 패스는 토트넘의 공격을 더욱 위협적으로 만들었다. 전반 14분 역습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예년 같으면 직접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을 법한 상황, 손흥민은 슈팅 대신 수비라인을 따라 뒷공간을 파고들던 제임스 매디슨에게 패스를 택했다. 이후에도 손흥민은 직접 골문을 노리는 것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는 동료들을 먼저 찾았다. 후반 27분엔 데스티니 우도지에게 논스톱 패스를 연결해 쐐기골의 기점 역할까지 해냈다.

이전보다 슈팅 수는 눈에 띄게 줄었지만, 키패스 등 패스 관련 지표가 급상승한 건 역할이 확연하게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본머스전 공격 상황에서 팀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데이터 역시 같은 맥락이다. 옵타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이날 손흥민은 지공 상황에서 슈팅까지 이어진 장면에 무려 아홉 차례나 기여했다. 슈팅 2회, 기회 창출 4회, 그리고 슈팅으로 이어진 빌드업 관여가 3회였다. 페드로 포로, 쿨루셉스키(이상 7회) 매디슨(6회) 등을 제치고 팀 내 가장 많았다. 토트넘 공격 전개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본머스전에서 공격 상황에 총 9차례나 관여한 손흥민. 사진=옵타 애널리스트
손흥민이 제임스 매디슨(가운데)와 함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골을 넣은 데얀 쿨루셉스키를 격하게 축하해주고 있는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동료들을 위한 헌신까지 돋보였다. 기록에는 집계되기 어렵지만, 손흥민은 폭넓게 자리를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수들을 끌어냈다. 그 틈은 고스란히 동료들에게 기회가 됐다. 지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긴 시점 이후 골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떠나면서 토트넘 공격진에 생긴 우려를 ‘캡틴’ 손흥민이 잘 메워가는 모습이다. 케인도 토트넘 시절 득점뿐만 아니라 폭넓게 움직이면서 공격의 중심에 섰는데, 이젠 손흥민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동료 득점이 터진 뒤엔 주장으로서 누구보다 기뻐하며 분위기도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케인이 떠난 뒤에도 최근 2경기 연속 2-0 완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으니, ‘캡틴 손흥민’ 체제에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흐름이다.

더욱 기대되는 건 좋은 흐름 속 손흥민의 득점 역시 곧 나올 것이라는 점이다. 아직까진 기회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결국 토트넘의 해결사 역할은 EPL 득점왕 출신인 손흥민이 맡아야 한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 손흥민의 득점포까지 더해진다면 토트넘의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게 이어질 수 있다. 손흥민은 “요즘은 하루하루가 즐겁다. 내 득점도 반드시 터질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시즌 초반일 뿐”이라고 전했다. 

김명석 기자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