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몰려오니, 면세점 압력밥솥 6배 더 팔렸다
중국 정부가 6년5개월 만에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한 이후 중국인 단체 방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면세점과 화장품, 생활가전 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26일 중국인 단체관광객 31명이 서울점을 찾았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한국관광공사가 한·중 수교 31주년을 기념해 중국 국유여행사인 중국청년여행사와 공동으로 기획해 초대한 패키지 상품 이용 관광객이다. 이들은 신라면세점에 이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찾아 쇼핑을 즐겼다.
앞서 지난 23일과 24일에는 중국 단체관광객 150여 명과 270여 명이 각각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을 찾았다. 롯데면세점에 100명 이상 규모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방문한 것은 2017년 3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처음이다.
면세점 업계는 오는 10월 이후에는 항공편으로 입국하는 중국 단체관광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김포공항·제주공항 등 국내 7개 지방 국제공항의 중국 노선이 4500편 추가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은 중국 고객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상품을 확대하고 통역 전담 인력을 갖췄다. 또 알리페이나 위챗 할인 등 중국인 고객 전용 프로모션을 마련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입점 브랜드를 개편하고 K팝 스타의 뮤직비디오를 매장에서 상영하는 등 중국 단체관광객을 맞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박상선 신세계면세점 해외영업팀 부장은 “국경절이 있는 10월부터 본격적인 방문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명동 본점과 잠실 월드타워점, 부산점, 제주점의 브랜드를 개편하고 현지 업체와 여행상품 기획 단계부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르면 4분기부터 국내 업계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단체 관광객 전용 데스크와 외국인 내빈(VIP) 전용 라운지를 설치하고, 아쿠아리움 등 주요 관광시설과 연계한 단체관광 관계상품 개발도 검토 중이다.
중국 관광객의 씀씀이도 커졌다. 쿠쿠전자의 지난달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2.6% 증가했다. 화장품 업계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어 홍보물을 재정비하고, 단체 관광객이 주로 찾는 면세점과 명동·홍대 등 주요 상권에서 상품 소개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매장 환경을 개선하고 중국어 안내 책자를 준비하는 동시에 중국어 가능 판매 상담원을 배치할 예정이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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