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란 선제골+로드리 결승포…맨시티, 셰필드 유나이티드 2-1 격파→3연승으로 '단독 선두' 질주 [PL 리뷰]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월드클래스 미드필더 로드리의 천금 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홈팀의 거센 저항을 뿌리치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연승을 달렸다.
맨시티는 27일 영국 셰필드 브라말 레인에서 열린 2023/24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18분 홀란의 선취골, 1-1이던 후반 44분 로드리의 결승골을 묶어 2-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 중 유일하게 3연승을 달리며 초반부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 12일 프리미어리그 공식 개막전을 통해 2부 우승을 차지해 승격한 번리를 적지에서 3-0으로 완파한 맨시티는 지난 19일 강팀 뉴캐슬을 홈으로 불러들인 뒤 훌리안 알바레스의 전반 31분 선제골을 잘지켜 1-0으로 이겼다. 이어 비록 시즌 첫 실점을 했지만 이날 셰필드 유나이티드까지 따돌리면서 플레이메이커 케빈 더브라위너의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에 따른 장기 결장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무너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맨시티는 앞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직전에 열린 아스널과의 커뮤니티실드에선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4로 졌다. 번리전과 뉴캐슬전 사이에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선 1-1로 비긴 뒤 5-4로 이겨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승부차기가 경기 뒤 무승부로 기록되는 것을 고려하면 맨시티는 이번 시즌 5차례 공식전에서 3승2무, 무패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지난 시즌 챔피언십(2부) 준우승을 차지해 3시즌 만에 프리미어리그 재승격을 일궈낸 셰필드는 크리스털 팰리스와 개막전 홈 경기에서 0-1,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각각 0-1, 2-1로 패하더니 맨시티와 경기에서도 일방적으로 몰리다가 결국 패했다. 현격한 실력차를 드러내며 무너져 프리미어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이날 홈팀 셰필드는 노팅엄전과 비교해 한 곳에 변화를 줬다. 웨스 포더링엄이 골키퍼 장갑을 낀 가운데 아넬 아메드호지치, 존 에간, 잭 로빈슨이 백3에 포진했다. 미드필더 5명은 벤 오스본, 구스타보 하메르, 올리버 노우드, 비니시우스 수자, 게오르게 발독으로 구성됐다. 투톱은 베니 아다마 트라오레, 윌리엄 오술라로 짜여졌다.
노팅엄전에 나섰던 막스 로웨가 빠지고 발독이 들어왔다.
원정팀 맨시티 역시 선발 라인업으로 뉴캐슬전과 비교해 한 곳에만 변화를 줬다. 골키퍼로 에데르송을 세운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백4에 왼쪽부터 요슈코 흐바르디올, 후벵 디아스, 나단 아케, 카일 워커를 세웠다. 더블 볼란테로는 마테오 코바치치와 로드리가 나섰고, 2선 3명엔 잭 그릴리시와 알바레스, 그리고 최근 맨시티와 3년 재계약하며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과 사우디 구단들의 러브콜을 뿌리친 베르나르두 실바가 포진했다.
뉴캐슬전에선 실바 대신 필 포든이 위치했으나 이번엔 달랐다. 원톱엔 변함 없이 엘링 홀란이 섰다.
이날 맨시티 선수단의 가장 큰 공백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벤치를 비우게 된 것이다. 지난 23일 영국 공영방송 BBC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가벼운 척추 수술로 프리미어리그 두 경기에 결장한다"며 "그는 심각한 허리 통증을 앓고 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맨시티 구단은 성명서를 내고 "구단 구성원들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신속한 회복을 기원한다"며 "이번 셰필드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 그리고 다음달 2일 풀럼과의 홈 경기에 수술 여파로 결장하게 된다"고 공지했다.
후안 마누엘 리요 수석코치가 과르디올라 감독 대신해 벤치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경기는 초반부터 예상대로 맨시티의 일방적인 공세로 흘러갔다. 마치 프로팀과 고교팀이 맞붙는 것처럼 맨시티는 최종 수비수가 하프라인까지 라인을 끌어올리며 쉴새 없이 볼을 돌리고 빈 틈을 찾았다. 반면 셰필드는 결연한 자세로 필드플레이어 전원이 수비 대형을 짜 맨시티 공격 의지에 완강하게 저항했다. 오술라와 트라오레가 간혹 빠른 역습을 기도했으나 큰 효과를 보진 못했다.
초반 공간이 없어 고전하던 맨시티는 전반 12분 알바레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으나 홀란의 헤더가 아주 평범해 홈팀 팬들의 웃음을 샀다. 이어 전반 15분엔 오스본이 킥을 하다가 다리 부상을 당해 교체아웃되면서 선수 전원이 3분 가까이 숨고르기할 시간을 얻었다.
맨시티는 전반 20분 상대 골망을 출렁였으나 골로 인정되지 않는 상황도 맞았다. 코바치치가 상대의 거친 반칙으로 인해 아크 왼쪽 외곽 먼 곳에서 얻은 세트피스 찬스 때 아케가 골을 넣었으나 헤딩 패스를 한 로드리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전반 26분엔 첼시에서 올 여름 이적한 코바치치가 또 다시 공격 깊숙히 가담, 그릴리시가 상대 두 명을 따돌리고 패스한 것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으나 홈팀 선수 육탄 방어에 막혀 일찌감치 차단됐다. 그릴리시는 이 때 상대 수비가 견고해 답답하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던 맨시티는 전반 36분 페널티킥을 얻어 첫 골을 터트리는 듯 했으나 괴물 골잡이 홀란이 실축해 땅을 쳤다. 그릴리시가 페널티지역 왼쪽 바깥에서 전진패스한 것을 알바레스가 크로스할 때 홈팀 수비수 에간의 팔에 맞아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이다. 하지만 홀란이 낮게 깔아찬 왼발 킥은 오른쪽 골대 하단을 세게 맞고 그라운드 안으로 떨어지면서 선취골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홀란도 당황한 듯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셰필드 선수들은 환호하며 기쁨을 나눴다.
페널티킥까지 실패했으나 맨시티의 공세는 그치지 않았다. 전반 43분엔 로드리가 아크 왼쪽 먼 곳에서 오른발 중거리슛을 찼으나 포더링엄이 어렵지 않게 잡아냈다. 전반 정규시간이 다 끝날 때 쯤엔 그릴리시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상대 수비벽을 어렵게 뚫고 크로스를 올렸으나 반대편에 마땅한 선수 없이 셰필드 선수들만 진을 쳐 걷어냈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맨시티는 줄기차게 공세를 퍼부었다. 추가시간 막 시작됐을 땐 실바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으나 홀란을 홈팀 선수 3명이 둘러싸면서 괴물 공격수가 불을 받지 못했다. 이후엔 알바레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반대편을 보고 오른발 슛을 쐈으나 볼이 수비벽을 맞고 골라인 밖으로 벗어났다. 이어진 두 차례의 코너킥도 무위에 그쳤다.
전반전 점유율 85%를 기록하고 슈팅 수에서 15-0으로 일방적인 우위를 점했지만 0-0으로 마무리한 맨시티는 후반에도 상대를 거의 페널티박스 안에 가둬놓고 일방적으로 두들겼다. 후반 6분엔 홀란이 워커의 패스 때 수비수 3명을 뚫고 오른쪽 정강이를 갖다 댔으나 볼이 골문을 빗나갔다.
후반 11분엔 그릴리시가 왼쪽 측면에서 전진 패스를 뿌렸으나 호흡이 맞지 않아 아무도 받지 않는 등 커뮤니케이션에 문제를 드러냈다. 곧이어 센터백 디아스까지 올라와 왼발 중거리포를 쐈으나 역시 홈팀 선수 몸을 맞고 아웃됐다. 후반 15분이 지날 때 페널티박스 안에서 맨시티가 35번의 패스를 한 반면, 셰필드는 두 차례에 불과할 만큼 일방적인 경기가 이어졌다.
후반 16분엔 전통적으로 강한 셰필드 골키퍼의 위력이 드러났다. 코바치치가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감각적으로 넣은 전진패스를 홀란이 어려운 동작에서 왼발 슛으로 연결했으나 포더링엄이 손을 쭉 내밀어 쳐낸 것이다. 전반 홀란의 페널티킥을 제외하면 첫 골이 들어갈 가장 좋은 찬스였으나 이번엔 포더링엄의 강력한 방어 의지가 맨시티의 득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철옹성 같던 셰필드 골문은 후반 18분 드디어 무너졌다. 결국은 홀란이 자신의 몫을 해냈다.
코바치치의 침투패스를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받은 그릴리시가 상대 선수 두 명을 앞에 두고 드리블하다가 크로스를 올렸고 이게 반대편에 있던 홀란의 머리에 정확하게 배달되면서 그의 머리받기로 홈팀 골망이 출렁였다.
홀란은 셰필드 선수 두 명 사이로 훌쩍 뛰어올라 방아를 찧듯이 깊은 각도의 헤더로 슛을 시도했다. 골을 확인한 그는 손가락을 흔드는 세리머니와 함께 홈팬들에게 손하트를 그려보이며 자신의 기쁨을 나눴다. 다만 맨시티 서포터 한 명이 경기장에 뛰어들어 홀란과 포옹하는 등 위험한 순간이 있었다. 이번 시즌 홀란의 3호골이었다.
단단하게 지키던 골문이 열리자 셰필드 선수들도 계속 뒤에서 웅크릴 수만은 없었다. 후방 수비수 5명을 유지하면서도 하프라인 넘어 2~3명이 포진하는 등 안방에서 3연패로 물러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러났다. 맨시티 역시 이 틈을 이용했다. 후반 25분엔 홀란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대각선 슛을 성공시켰으나 부심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어 골로 인정하지 않았다.
셰필드가 드러낸 불굴의 의지는 후반 막판 기적 같은 동점포로 완성됐다. 원정팀 측면 수비수 워커가 뒷발로 걷어낸 것이 셰필드의 공격으로 연결됐고 이를 교체투입된 제이든 보글이 후반 40분 페널티지역에서 오른발 대각선 슛으로 꽂아넣어 1-1을 만든 것이다. 브라말 레인이 들썩일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맨시티를 상대로 승점 1점을 얻는 것은 승리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맨시티는 맨시티였다. 후반 44분 동점포의 빌미를 제공한 워커가 상대 볼을 빼앗아 크로스를 올렸고, 이게 필 포든을 거쳐 로드리의 오른발 대포알 슛으로 연결되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맨시티가 3연승을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사진=맨시티 SNS, 셰필드 유나이티드 SNS,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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